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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뜬구름 Jul 08. 2015

캐나다 이민<3>

길고도 험한 영주권취득 과정

동서 랜딩 서비스를 했던 분이 찾아왔다. 자기가 뭘 하는데 팔 의향이 있다면서 은근히 권했다. 가타부타 답은 않하고 일단 찾아갔다. 오클라호마시티대학 앞에서 한식 부페를 하고 있었다. 주고객은 한인 유학생들과 일부 동양계 학생이였다. 우리가 찾아간 날도 한인 한 테이블과 중년의 서양 남자가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들 부부는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홀서빙은 모로코에서 온 유학생이 담당하고 있었다. 


우리는 음식을 먹는둥 마는둥하면서 손님의 반응을 살폈다. 우선 서양 아저씨. 몇숟갈 뜨드니 밥과 반찬을 버무린뒤 국그릇을 엎어버리고 나가버렸다.  다른테이블 손님들의 반응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첫인상을 구겨버렸다. 그뒤 식당 주인아저씨가 나의 의사 타진을 위해 동서집에 왔다. 딱 부러지게 답할수가 없었다. 혹시 동서한테 피해가 갈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좋은 정보를 얻는선에서 마무리한 셈이 됐다. 이런케이스를 활용 한다면 굳이 오클라호마가 아닌 좀 더 나은곳에서 뭔가를 할수 있을것 같았다. 캐나다행이 좌절되면 이 길이 있다는생각을 하니 마음이 좀 느긋해졌다.


일단 그곳에서의     E2진행은 스톱시켜놓고 제2의 문제인 언어에 매달리기로 했다. 현지인을 영어 튜터로 고용해 동서네와 같이 공부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3일. 하루 2시간씩 돌렸다. 문제는 이선생이 멕시칸이었던 것이다. 그냥 피부가 하애서 미국토종으로 알았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발음이 이상했다. 요트를 요치트라하고 사촌을 쿠숀이라 읽었다. 한달만에 동서가 해고시겼다. 


그럼 일을 하면서 영어를 배워 볼 생각을 했다. 꿩먹고 알먹는 셈. 미국인 가게는 엄두를 못내고 한인업체를 더듬어 보니 자리가 있었다. 흑인을 상대하는 가게였다. 단 조건은 오래 근무 할 사람이었다. 거짓말 하고 몇개월 버텨볼까 생각했는데 동서의 대부되는 분이라 포기했다.


결론적으로 영어, 가게, 일자리 모두 정보를 얻는선에서 마무리되고 실행에 옮긴건 하나도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싼돈에 골프나 실컷치자는 심정으로 눈만뜨면 공치러 갔다. 시에서 운영하는 헤프너 골프장은 가격대비 괜찮은 골프장이었다. 몇몇홀은 거대한 인공호수의 영향으로 바람이 부는게 흠이긴 하지만. 이렇게 세월을 갉아먹다가 뜻밖의 희소식이 들려온다. 한국에서. 그건 오매불망 기다리던 신체검사 통지서가 날라왔다는 것.


동서가족과 재회를 약속하며 다시 고향으로 왔다. 전가족이 부산의 지정된 병원에서 신검을 받았다. 평소 지병이 없었고 아직 젊은 나이여서 큰걱정은 않했다. 문제는 홀어머니. 일찍 혼자 되신뒤 4남매를 어렵사리 키웠는데 막내가 외국간다면 과연 어떤 심정일까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다. 게다가 몇년전에 형님마저 세상을 등진 뒤라 더더욱 말 꺼내기가 어려운 처지였다. 일단 신검 통과가 확정된뒤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예상대로 몹시 당황해 하셨다. 일차 면담이 끝나고 이차로 누님 두분과 함께 이야기가 진행됐다. 사전 조율이 되신듯 모두 반대를했다. 나는 몇몇 조건을 달면서 그들의 반대기세를 조금씩 꺾어 나갔다. 그리고 2년여에 걸친 각고의 기다림 끝에 얻은 과실이라 도저히 포기할 수없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누그러졌다.대신 당신의 아들을 꼬시겨 외국으로 데려간다고 동서에게 악담을 퍼붓기 시작했다. 사실대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러나 노모는 당신이 듣고싶은것만 들었다. 이 왜곡된 사실은 재작년 돌아가실때까지 바로 펴지지 못했다.  


대충 정리가 된것 같았다. 애들 학교는 일학기만 마치고 자퇴서를 제출했다. 그때 1,4학년이었다. 출국날자를 정했다. 환율문제, 현지사정, 남는가족간의 정리등을 감안해 10월쯤으로 잡았다. 남은 몇개월을 뭘 할까 고민하다가 전국일주를 생각했다. 애들한테 좋은 현장학습이 될 것 같았다. 우선 승용차를 팔고 중고 suv를 샀다.


어머니는 동행을 못했다. 장기간 출타는 힘들어하시는데다가 그때까지 섭섭함이 남아있었던것 같았다. 어쨌든 찜찜함은 뒤로두고 여름 피서가는 셈치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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