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뜬구름 Jul 29. 2015

캐나다 이민 <7>

초기 준비 동작

(사진설명) 2015년 mothers day 외식. 병아리 같았던 애들이 이젠  이런 날도 챙길 줄 아는 반 성인이 됐다. 세월이 겁나게 지나가고 있음을 실감한다.인근 골프장 레스토랑에서.


우선 제일 시급한 게 주민등록증 비슷한 신카드였다. 일반 행정관서가 아닌 노동부 지역사무소 같은곳에서 이걸 신청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송금을 위해 은행 계좌를 열었다. 특이한 점은 부부가 함께 사용하는 조인트 계좌란 걸 선택했다. 이는 사실상 뒷주머니가 차단되는 놀라운 제도였다. 처음에는 뭐 이 곳까지 와서 다른 용도의 용돈이 필요하겠나 싶어서 선뜻  동의했는데 나중엔 완전히 족쇄가 됐다. 하루하루 발가벗고 사는 느낌이랄까. 돈 사용처를 보면 행동거지가 백일하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운전면허증 신청이 다음 차례로 기다렸다. 이건 우리나라하고 협약이 돼 있어서 그냥 교환해줘서 힘 안 들이고 취득했다. 다만 최고 낮은 등급의 라이선스를 받았다. 이걸 갖고 다음 단계는 차 구입. 차종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교민들이 많이 타는걸 선택했다. 그 당시 주종은 닷지 캐러번. 주저 없이 이걸 샀다. 다음 연도 신차가 나올싯점이어서 이걸 구하는데도 몇 사람 손을 거쳤다. 차값은 전액 현금.   이선택은 몇 년간 나의 가슴을 태웠다. 


우선 엔진오일이 샜다. 일단 서비스센터에 가져갔다. 하룻만에 깨끗해졌다. 며칠 뒤 또 같은 현상. 또 갔다. 고치고 그 뒤에도 이 일이 반복됐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교환을 요구했다. 교환해줄 차가 없다나. 그러면 환불은?

이 또한 규정에 없는 요구라며 묵살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한인 정비공장에 가서 손을 봤다. 정말 간단히 고쳤다. 그 뒤에는 더욱 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비만 오면 조수석이 한강이 됐다. 다른 서비스센터에 갔다. 개들 왈 "이건 우리가 솔 볼 수 없는 파트라서  250불가량을 차지한다"고 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안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차를 찾으러 갔는데 키가 돌아가질 않았다. 키뭉치가 잘못됐다고 한다. 금방 타고 온차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다니... 이건 할 수없이 돈을 주고 고쳤다. 손장난 했다는 정황은 있지만 증거가 없어서 참았다. 비새는 문제는 교민 중 한분이 뭘 조이면서 해결했다. 


그 뒤 닷지는 물론 크라이슬러 더 나아가 미국차라면 이빨을 간다. 새이민자가 차종을 물어보면 이것만 빼고 사라고 충고한다. 모든 물건은  잘못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뒤에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았다. 정말 나쁜 회사였다. 여태까지 곁에 둔 차는 한국차 아니면 일본차들이다. 믿을 수도 있지만  서비스도 최선을 다했다. 다 같이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딜러샵인데도 이런 차이가 난다는 게 의아했다.


거주할 집 찾기. 당초 1200 불선의 렌트집을 염두에 뒀다. 조금 살다가 이곳 정세를 파악한 뒤 새집을 사기로 했다. 이 선의 집을 찾으러 다녔다. 주택일 경우, 본채정도는 들어 갈 수 있었는데 너무  형편없었다. 타운하우스는 이 돈으로는 좀 환경이 좋지 못한 곳이었다. 아파트는 애초 보지 않았다. 한국에서 아파트에 오래 살았기 때문이다. 며칠을 보러 다니다가 다 포기하고 금방 셋업 한 반지하에 들어갔다. 너무 깨끗하고 넓었다.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옥에 티 였지만. 이미 봐왔던 집과는 비교가  안됐다. 게다가 가격도 착했다.


 이젠 거주지가 확정됐으니 애들 학교 문제가 기다렸다. 학군을 파악한 뒤 가까운 초등학교에 갔다. 졸지에 애둘다 한 학년씩 뛰었다. 2, 5학년에 편입됐다. 한 학급엔 20여 명 정도. 첫날 둘째의 참관수업을 했다. 색깔, 요일, 달을 외우고 있었다. 6개월 뒤에도 똑같은걸 하고 있었다. 우리애는 좀 뻘쭘하게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이렇게 기본기는 마련됐다. 이 일은 이주공사 현지 직원의 도움을 받았다. 


이젠 숨을 돌리고 뭘 할까 하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와이프나 나나 그냥 맹탕 놀면 싸우는 타입이라서 뭔가를 도모해야만 했다. 마침 미국에 사는 동서가 솔깃한 제안을 했다. <계속>

매거진의 이전글 캐나다 이민 <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