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통증은 성장의 신호다
얼마전 이틀간의 제품 촬영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요가를 하는데 선생님이 말씀하신 부장가 5분이 생각났다. 많이 볼 수 있는, 그리고 요가에서도 중간 중간 자주 하는 동자인 부장가는 허리에 좋은 동작이다.
부동(不動). 즉, 움직이지 않고 한 자세에서 깊게 호흡하며 머무르는 것.
요가원을 못 가고 있어 집에서 유튜브를 보고 수련하고 있는 요즘, 마지막으로 갔던 하타 수업이 생각났다. 선생님이 다같이 부장가아사나에서 5분 동안 부동하자고 하셨다.
3분이 넘어가자 선생님이 질문을 하셨다. "좀 어떠세요?" 보통 처음 하는 사람들은 팔이나 허리가 아프다고 하는데 신기하게 마치 팔굽혀펴기로 가슴운동을 한 것처럼 자극이 들어왔다. "가슴 근육에 힘이 들어가요" 했더니 선생님이 그럴 수 있다고 하셨다. 오히려 자극이 더 있을 것 같은 허리와 엉덩이는 마치 내가 허리가 없는 사람처럼 감각이 사라진다. 선생님은 장시간 한 자세로 부동을 하다보면 평소 자극을 잘 못 느끼던 부위에 자극을 느낄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2년간 요가원에서 부장가를 하면서 이런 자극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손목이 아팠고, 잘못된 자세로 허리가 아프기도 했다. 하지만 쉽게 볼 수 있는 동작인 부장가를 통해서 이렇게 기분좋은 뻐근함과 허리가 아닌 신체의 다른 부위에도 자극을 느껴보는 건 처음이었다. 이전까지는 아마 잘못된 자세를 하고 있어서 자극을 제대로 못 느꼈었나 보다.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촬영 일정이 끝난 그 날도 1시간의 수련을 끝내고 5분간 부장가로 부동을 했다.
움직이지 않고 한 곳에서 머무르는 자세. 움직이지 않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안에서 많은 것이 움직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몸이 기분 좋은 뻐근함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하루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이와 참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되고 있는 모습은 우리가 움직이지 않는 부동 자세를 하고 있는 것과 같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전과 다름 없는 일상에 불과하다. 하지만 사실 그 안에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매일을 지내다 보면 넘 익숙해진 것에는 무감각하게 되고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부분에 통증이 온다(마치 부장가 5분을 하면서 허리에 감각이 없어지고 다른 근육에 자극을 느낀 것처럼). 그 새로운 통증은 우리의 성장 신호다. 같은 일상의 반복 속에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통증을 느끼는 것이니까.
그러니 새로운 통증을 인지했을 때에는 오히려 깊이 호흡하고 그곳을 바라보자. 실제로 수련을 하다가 깊은 자극이 오면 답답함을 느끼는 부위에 평소보다 깊은 호흡으로 숨을 불어넣어주는 것처럼. 나도 모르게 호흡을 참고 있지는 않은지, 내가 아픈 곳은 없는지, 있다면 그 쪽으로 호흡을 한 번 더 보내주는 그런 여유를 만들어보자. 매일이 같다고 해서 진짜 같은 것은 아니다. 분명 달라진게 없는 것 같아도 그 안에서 많은 것들이 변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가 먼저 믿어주는 믿음이 필요하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또 한 단계 도약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리라 믿는다.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중에 기획 일을 하면서 나의 한계를 많이 느끼고 있는 요즘,
괴로운 순간에 부동으로 부장가 하면서 깨달은 것들이 생각나서 적어보았습니다.
모두가 힘든 지금 이 순간이 다음 단계로의 성장을 위한 성장통이라 믿고 또 열심히 달리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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