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리비아띠 Dec 16. 2020

"요가를 왜 하세요?"

골똘히 생각해 본 내가 요가를 하는 이유

"요가를 왜 하세요?" 


요가를 어떻게 하냐는 질문은 많이 받아봤어도 요가를 왜 하냐는 질문을 받아본 적은 없다. 심지어 맨 처음 요가를 접했을 때 같이 요가원에 등록하고 3개월 만에 안 맞는다며 그만둔 친구에게도. 


왜 요가를 하는지. 이 질문은 내가 요가에 조금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정확히 말하면 '보게 된' 질문이다. 꼭 듣고 싶은 선생님 수업이 있어 신년부터는 새벽 수련을 가려고 마음 먹는 중인데 선생님의 워크샵 또는 지도자과정(TTC)을 들으신 분들이 블로그에 적은 내용을 보면 저 질문이 있다.


그래서 하루는 일을 하다가 집중이 안될 때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다이어리를 편 채로 골똘히 생각해봤다. 시작은 건강 때문이라 해도, 나는 지금 요가를 왜 하고 있지? 몸 건강 때문만이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포근한 러그 위에서 요가하기


1. 스스로 한계를 짓지 않다, 사고의 전환 

'내가 과연 저걸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어느 순간 내가 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를 잘 모르고, 내가 안 될거라 섣부르게 판단했구나'라는 것을 많이 깨닫게 된다. 가장 기본적인 현자세부터 운동 안하던사람들도 쉽게 따라하는 비둘기자세, 그리고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하누만, 킹피죤, 박쥐자세, 골반회전 등등 내가 '과연 가능할까?' 생각했던 것들을 지금은 하고 있다. 어렵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성공하니 어떤 일이든 스스로 한계를 짓지 않는 사고의 전환이 일어났다. 


2. 마음의 평안, 개운한 몸 

 회사 일을 마치고 퇴근해서 요가원으로 향한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길은 조금 피곤할 수 있어도 요가원에 도착해 매트 위에 앉아 수업 들을 마음의 준비를 할 때는 하루동안 고생한 스스로가 위로를 받는 기분이다. 

  근육을 많이 늘리는 동작을 할 때면 아프고 고통스러워서 짜증이나 화가 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마음도 잠시, 호흡하면서 불필요한 힘을 빼고 나면 아사나를 마무리 했을 때 평안한 마음과 개운한 몸을 선물로 받는다. 


3. 부족함을 깨닫는 시간 

 요가를 하면 내 몸, 마음의 부족한 것들을 깨닫게 된다. 아주 기본적인 같은 동작이라 하더라도 어느 순간 '아 내 가 이 동작에서 이 부분을 잘못 하고 있었구나' 깨달을 때가 있다. 나는 이 순간이 뜻밖에 목표로 하던 아사나를 성공했을 때보다 행복하다. 그래서 꼭 일기장에 적어둔다.


4. 기분좋은 근육통, 힘을 잘 썼다는 증거

 다음날 특정 부위에 진하게 근육통이 올 때가 있다. 예를 들면 하타 수업에서 부장가 부동자세를 한 다음 엉덩이와 기립근에 근육통이 생기면 기분이 너무 좋다. 내가 근육을 잘 썼다는 증거니까. 


5. 감정의 완화 

 난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10년지기 친구들 모임에서 평소에 말을 많이 나누지 않던 친구가 '너 진짜 차분해진 것 같아! 나 너 이렇게 웃고 행복한 모습 처음봐!' 라고 했다. 환경적으로 엄청 좋은 일이 있던 것도 아닌데 요가를 하다보니 상황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많이 바뀌었다. 정말 화를 낸게 언제인가 싶을 정도로 감정이 많이 완화됐다. 


6. 요가복이 잘 어울려서 

 타이트한 레깅스보다 안 입은 것 같은 요가복을 좋아한다. 흔히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알라딘 바지나 편한 요가복이 나에게는 정말 잘 어울린다. 


그래서 요가가 참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은 호흡이 필요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