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전기장판 좋아 고양이

올해도 어김없는 사랑

by sona

(녹아내린 고양이)


시간이 어찌 이리 빠르게 지나갈까. 오늘은 내년을 앞두다 못해 거의 끝자락인 12월 29일인데, 브런치에 마지막으로 쓴 글이 2024년이다. 놀랍다.

할 이야기가 많은데, 마구 적다가는 두서없는 글이 될 것 같아서 두 개로 나눠서 해볼까 한다.



1. 취업

올해 4월, 취업을 했다. 줄곧 하고 싶었던 일인데, 바로 출판사의 편집자이다. 내가 출판편집자라니. 곧 9개월 차가 되는데 아직도 좀 얼떨떨하다.


2. 바니의 겨울 (+박치기공룡)

겨울이 오면 어김없이 바니는 전기장판 껌딱지가 된다. 전기장판을 틀어두면 어떻게 알았는지, 다른 곳에 있다가도 헐레벌떡 뛰어와서 전기장판에 드러눕는다. 매년 보는 풍경이지만… 정말 귀엽고 어이없다.

취업하고 나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아무래도 백수일 때처럼 오래 있을 수 없으니까. 그러다 보니 바니가 조금 외로운가 보다. 내가 집에 오면 곁에서 떨어지질 않는다.

어느 날은 바니에게 전기장판을 틀어주고 나는 그 옆에서 잔업을 하고 있었는데, 문득 시선이 느껴져서 보니까 바니가 전기장판 위에 널브러져서 나를 빤히 보고 있는 거다. 그 모습이 웃겨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바니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나에게 돌진했다.


저러고 내 손에 머리를 꽝! 부딪혀서 핸드폰을 떨궜다. 저 쪼끄만 머리로 헤드번팅도 어찌나 힘차게 잘하는지. 박치기공룡이 따로 없다.

요즘의 바니는 눈만 마주쳐도 고르릉고르릉 한다. 그럴 때마다 기쁘면서도 내심 내가 시간이 없다고 너무 애정을 못 줬나 싶어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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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이번 달 출근 시간을 다 채워서 조기 퇴근했다. 무려 집에 4시에 도착한 거다.

집에 일찍 왔으니까 바니가 좋아하겠지? 기쁜 마음으로 집에 들어갔는데, 웬걸. 바니가 마중을 나오지도 않는 거다. 보이지도 않고 대답도 안 해서 집안을 이곳저곳 뒤졌는데, 바니를 찾은 건 내 침대 이불 속이었다.

언니 왔어 바니야, 하고 말을 걸어도 애웅, 대답만 해주고 다시 쿨쿨… 내가 귀찮아? 언니가 귀찮으냐고 고양이야, 물어도 답은 없었고… 집에 일찍 와서 기쁜 건 인간뿐이었나 보다. 아무래도 내가 바니의 일상 루틴을 방해한(…) 모양이다.

그리고 그 이후, 바니는 3시간을 내리 자고 나와서 그제야 나한테 인사했다. 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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