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턴 에디씨 Nov 16. 2021

중대 발표한다는데요

기획자의 회사 정리기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중대 발표한대요"

"에? 뭘요? 언제요?"

"저도 들은 이야기라 자세한 건 모르겠어요"


회사가 외부적인 요인으로 정리의 단계에 들어섰다는 말을 들은 지 사흘이 지났다.


혼란이 시작됐다.

처음엔 소수만 알고, 대다수는 몰랐다. 하지만 정보는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입에서 입으로 전달됐다. 그 과정에서 내용이 빠지기도 혹은 없던 정보가 추가되기도 한다. 물론 전체 뉘앙스가 변하기도 했다.(대부분은 부정적인 쪽으로) 결국 돌고 돌아 내게 돌아온 단어는 '중대 발표'라는 무시무시한 단어였다.


공식적인 안내가 없으니 다들 뒤로만 이야기를 듣고 있다. 문제는 회사에서 쌓아둔 개인의 인간관계에 따라 누구는 더 많이 알고, 누구는 더 적게 알게 된다는 것이다. 아예 모르는 사람도 있다. 각자가 가진 정보의 양이 모두 다르기에 묘한 위화감이 생겼다.


"다음 주에 팀별로 이야기 드릴 예정입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계약을 하지 않았다. 진짜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누구는 올 12월에 계약 만료라 연장을 앞두고 있고, 누구는 계약 기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회사가 정리된다면 무슨 소용인가 싶다.) 재계약을 앞둔 사람은 당연히 더 불안할 수밖에 없다. 회사가 정리된다는 상황은 모두에게 동일하지만, 모두가 한 번에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선택의 시간이다. 회사는 일 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보며 '누가 필요하고 누가 필요 없는가'를 선택을 해야 한다. 선택받은 자와 그렇지 못한 자 간의 긴장감이 생길 거다.



우리 회사는 20명 내외의 직원이 있는 크지 않은 스타트업이다. 평균 나이는 31세. 꽤 젊은 조직이다.



다음 주 사무실 공기가 무거울 것 같다.

출근하기가 두렵다.


이전 01화 접어야 돼요.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