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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A Jun 11. 2016

편지

글자에 눌러담은 감정들


정말로 진한 깊이가 느껴지는 편지를 받아본 적이 있나요? 나는 그러한 편지를 몇 번 받은 적이 있습니다만, 정작 제가 그들에게 제대로 된 답을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사랑한다, 는 단어가 그렇게도 복합적인 단어인지는 몰랐습니다. 또, 그렇게 순수한 단어인지도 몰랐습니다. 나는 당신이 눌러 쓴 글자들에서 사랑을 보았습니다. 카라멜보다 더 달콤하고, 그보다 더 진득한 사랑을 말입니다. 그렇게나 숭고한 사랑을 말입니다.    


내 앞에서 내색 없던 당신이었는데, 편지 속의 당신은 그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순간 내가 알던 당신이 맞는가, 의심하고 말았습니다. 그 전까지 당신을 각별하게 생각하지 않았음에도  깊다 못해 끝이 보이지 않는 마음이 너무나 가까이 느껴져, 편지를 읽고는 울고 말았습니다.   

  

당신의 편지 속 전 너무나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관대하고 즐거운, 한없이 빛나는 사람 말입니다. 그 편지대로라면 저는 사랑받아 마땅한 인간임이 분명했습니다. 나는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나를 어떻게 보고 있었나요? 당신의 시선 속 나는 누구였나요? 그리고 당신을 대하는 나는 누구였을까요.    


제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나를 어찌 그리 표현할 수 있었는지는 아마도 영원히 의문으로 남겠지요. 그 깊이는 평생을 가도 알 수 없을 테고요. 떠오를 때 마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그런 감정에 눈뜰 수 있었을까요. 무지한 내가 과연 누군가의 도움 없이 깨달을 수 있었을까요.


요즘에서야 생각하곤 합니다.    


언젠가는 또, 나를 그토록 아름다운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사람이 나타나기는 할까요.

언젠가는, 제게도 숭고한 사랑을 엿볼 기회가 다시 주어질까요.


혹여나 다시 찾아온다면, 놓치지 않을거라고, 지나간 사람이 돌아올리 없다는 것을 잘 아는 바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이야기 해 봅니다.




바라건대,  이것이 당신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였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잘 지내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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