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

변해버린 맛

by 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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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어느 해에는 내년에 보면 되지, 어느 해에는 보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루다 보니 시간은 날 기다려주지 않았다. 엄마를 안 본 지 5년가량 흘렀을 때 엄마는 나에게 반찬을 해서 택배를 보냈다. 택배 박스를 보았을 때에는 별 감흥이 없었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다양한 반찬들이 들어있었다. 나는 엄마의 김치찌개를 제일 좋아했었다. 칼칼한 김치찌개에 계란말이 하나면 밥을 두 공기 뚝딱해치우곤 했다. 오랜만에 밥통에 밥을 안쳐 따듯한 밥에 다른 반찬 없이 김치찌개에 밥을 말아 먹었다. 내가 기억하는 맛과 달랐다. 그때부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스티로폼 뚜껑에 붙어있는 엄마의 쪽지가 눈에 들어왔다. ‘엄마의 입맛이 변했는데 딸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다.’ 나는 엄마의 반찬 맛이 변해갈 시간 동안 엄마와 함께할 시간을 놓친 것이다. 엄마와 나 사이에 흐른 시간이 너무 아파서 눈물이 계속 흘렀다. 유난히 짠 김치찌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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