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플레이 리스트 - 끝없는 자기혐오와 애정 구걸의 나날들
병원에 입원했을 때 많이 아프기도 했지만, 나는 더 처참히 아프고 처절히 망가져야 했다. 구걸하듯 엄마에게 빌고 또 빌었다. 그러면 엄마가 올 줄 알았다. 내가 이렇게 울고불고 빌면 불쌍해질수록 마음이 약해져 엄마가 달려올 줄 알았다. 애정의 구걸이었다. 구걸로 얻은 사랑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결국 엄마는 오지 않았다.
3년이 지났고 그 시간 동안 엄마를 볼 수 없었다. 동생의 일로 엄마와 통화를 하게 되었을 때 엄마는 나에게 말했다. 내가 아픈데 너를 어떻게 보러 가냐고. 똑같은 말의 반복이었다. 나를 간호해달라고 엄마를 부른 게 아니었다. 단지 내 옆의 엄마를 원했을 뿐인데, 엄마는 여전히 자신의 이야기만 할 뿐이었다.
나는 엄마가 필요했다.
밤마다 악몽에 시달렸고 나를 손가락질하는 모든 세상에서 품어줄 엄마가 필요했다. 아무도 없었다. 가족이 없었다. 토를 하고 주사와 약에 하루가 현실과 꿈을 구분하지 못하는 나를, 늪에 처박힌 나를 꺼내줄 가족이 필요했다. 끝없는 자기혐오와 애정을 구걸하는 나날들이었다. 그 대상이 잘못되었다. 나는 오롯이 엄마에게 구걸했다. 제발 와달라고 나를 구해달라고. 엄마는 끝끝내 거절했다.
3년 후에 나는 엄마와의 통화를 마치고 수면 제2알과 진정제 3알을 삼키고 깊은 잠에 빠졌다. 잘못하면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냥 잠을 자고 싶었다. 꿈으로 도망치고 싶었다. 엄마의 비난이, 고함이 환청처럼 귀에 위이잉 하고 울렸다. 귀를 막고 이어폰을 껴보아도 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다. 잠들 수 없었다. 약의 힘을 빌려 잠을 자고 싶었다.
구걸하는 내가 너무 싫었고, 눈을 감으면 더 선명해지는 목소리가 싫어 그냥 이대로 잠들고 싶었다. 꼬박 하루를 자고나서야 땀에 흠뻑 절어 깨어난 아침에 나는 깨달았다. 구걸로 얻는 사랑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단지 나는 엄마가의 품이 그리웠을 뿐인다. 엄마는 절대 오지 않는다. 더 구질구질 해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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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걸로 얻는 사랑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단지 내 옆의 너를 원했을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