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우리는 중, 10cm Perfect
우리가 헤어진 건 다 내 오만이었다.
드라마속 한 대사였다. 그 대사는 예리한 칼날처럼 내 마음에 파고들었다. 나의 오만은 무엇이었을까. 수많은 이별중에 내가 마주했던 오만이 무엇이었을까. 사람들은 나의 병을 궁금해한다. 나의 병의 원인이 가족임을 알았을때에는 꽤 곤란한 표정으로 답한다.
"그건 어쩔 수 없네요"
사람들의 대답에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물리적으로 보지 않으면 그만 아닌가 싶었다. 엄마를 안본지 벌써 10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우리가 가족이라 할 수 있을까. 전화통화만으로도 나를 이렇게 죽을 만큼 아프게 하는데 만나면 정말 죽지 않을까. 그렇다면 만나지 않는게 좋지 않을까. 단순한 회로의 사고방식이었다. 나의 사고를 그대로 전하면 상대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나의 가장큰 오만이었다. 가족은 헤어진다고 헤어질 수 없는 존재였다. 나는 엄마를 종잡을 수 없었다. 어떤 날에는 화가 나있었고, 어떤날에는 애틋했다. 비가 오는 날 감기조심하라며 갑자기 엄마다운 연락이 왔고, 날이 좋은 날에는 왜 연락한통 없냐며 화가 나있었다. 우리가 사이좋게 연락할 사이가 아닌데. 혹시나 하는 기대에 나의 아픔을 말하면 역시나 내 기대를 무너뜨리는 '의도'에 나는 손쓸 수 없이 망가진다.
나는 내가 살기위해 엄마를 결국엔 끊어내기로 했다. 사람들은 나를 호로자식이라 말하겠지. 엄마를 버린 나쁜년이라 하겠지. 그런데 나는 엄마를 감내할 감정도 힘도 없다. 정말 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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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헤어진 건 다 내 오만이었다
결말을 맞은 악역배우처럼 나는 지워져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