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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안정한 것을 불안해한다.
내가 처음 프리랜서가 되려 했을 때 많은 고민이 있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내가 외주로 먹고살 만한 경제력이 될까. 꾸준히 일이 들어올까. 날 안심시키던 고정 수입이 아니라 언제 들어올지 불안불안한 돈들에 휘청거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을까. 나는 불안에 취약한 사람이라, 하루 이틀 일정이 달라지는 것을 '틀렸다'라고 치부하고 매우 예민하다.
어쩌면 나의 재능에 대한 의심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나에 대한 믿음이 컸다면 자신 있게 퇴사했을 것이다. 다들 나보고 대단하고 하지만 실은 대단한 게 없다. 하는 일이라곤 아침에 약에 덜 깨 비몽사몽 하다가 서류 몇 개를 쓰고 그림을 그리다가 오후에는 해낸 게 없다는 우울함에 젖어 글을 쓰는 일. 그게 나의 일과다.
오늘은 좀 밝은 내가 되어보고 싶었다. 1시간이 걸려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카페에 들어갔다. 날씨가 선선해진 탓에 얇은 블라우스가 꽤 추웠지만 괜찮았다. 새로 산 카메라로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몰랐지만 무작정 셔터를 눌렀다. 공간이 카메라에 담기고, 원하는 순간이 카메라에 담기니 기분이 좋아졌다. 집으로 돌아와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메모리 카드를 컴퓨터에 연결했다. 좋은 카메라여서인지 아주 예쁜 사진들이 찍혀있었다. 역시 돈이 좋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다시 우울해졌다. 이렇게 비싼 카메라까지 샀는데 다음 달에 일이 없으면 어떡하지?
돌고 도는 불안정함이 나를 불안하게 한다. 하지만 이런 불안이 없다면 나는 나태해질 것이다. 어쩌면 이 불안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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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상하다 사랑은 더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