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내가 죽을때 붙잡지 말고 살아있을때 붙잡아 줘요

표어

by 채지연

심장이 터질 거 같은 밤들이 있다. 10알의 약을 먹어도 불안함이 날 집어삼켜, 진정제를 먹어도 잠들지 못할 때가 있다. 가시 돋친 밤송이 하나가 내 머리 위로 콕 박히듯, 따끔한 기억 하나가 머리에 스치면 잠이 달아난다. 몸은 피곤하다고 아우성치는데, 마음은 잠들기를 거부한다.


나는 성공하고 싶다. 정말 잘되어서 떳떳하게 나를 괴롭혔던 아이들에게 복수도 하고 싶고, 나를 무시하는 사람들의 콧대를 눌러주고 싶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그 모난 마음들이 나를 막는 걸까. 나는 잘되고 싶었던 것뿐인데 나를 비난 하는 마음들이 무수히 많다. 나는 그 마음에 다치지 않기 위해 덩달아 화를 내야 했다. 그 감정에 대응하기 위해 나의 감정도 깎여나갔다.


눈치를 보고, 그 감정에 대꾸하기 위해 나도 화를 내고 분노해야 했다. 결과는 나만 지쳐 나갔다. 나는 점점 더 소극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유리 심장이 되어갔다. 가슴이 깨질 것같이 조마조마하다. 조금만 뛰어대면 온몸이 바들바들 뛰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바스러지는 마음을 부여잡아 간신히 살아간다.


내가 죽을 때 붙잡지 말고 살아 있을 때 붙잡아 주었으면 좋겠다. 늦지 않게, 내가 가고 후회하지 않게 지금 그나마 꾸역꾸역 살아가는 나를 더 이상 벼랑으로 내몰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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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을때 붙잡지 말고 살아 있을때 붙잡아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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