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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지연 Nov 13. 2022

51. 어려운 책을 한번 완독하고 나면 쉬워져

지인과의 대화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매우 깐깐하다. 나이를 지긋이 먹은 노인처럼 책을 가까이 표지부터 내지까지 꼼꼼히 본다. 어떤 날은 내지 종이의 질감이 어떤지 표지는 코팅이 되어 있는지를 따져볼 때도 있다. 그래서 독립출판물을 매우 좋아한다. 수제작업 된 책은 아주 좋아하는 편이다. 멋으로 점철된 미사여구 가득한 글보다는 그림이 있는 책이 좋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을 읽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마침 글을 좋아하는 지인을 만났고 어려운 글을 읽지 못하게 되었다고 토로했다. 그 지인은 오히려 역제안했다.


"엄청 어려운 책을 읽어봐. 어려운 책을 한번 완독하고 나면 쉬워져. 너도 어려운 전문 서적을 읽어보는 게 어때?"

어려운 책은 아니었지만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이란 책을 구매했었다. 책을 읽는데 조금 나와 맞지 않아서 읽는 데 이해와 공감이 어려웠다. 그래서 몇 장 읽다가 그대로 두었다. 시간이 지나 지인이 추천해준 어려운 전문지식 책을 읽고 이 책을 6개월이 지나 다시금 읽어보게 되었다. 너무나도 책의 내용이 자연스럽게 읽혔다.


물론 전문지식 책은 전부 이해한 것은 아니다. 일부는 이해했고 일부는 넘겼다. 적으며 나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을 이해하고 공감했다. 도움이 될까 싶은 내용들이었지만 어디 가서 멋들어지게 쓰임이 있을 내용들이었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나는 줄곧 도망치거나 외면했다. 완벽히 그 일을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그 일을 마주하고 깨진다면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기면 면역이 생기는 게 아닐까.


나는 많은 역경을 해결할 기회를 잃은 게 아닐까 아쉬움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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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책을 한번 완독하고 나면 쉬워져

너도 어려운 전문서적을 읽어보는게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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