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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지연 Nov 17. 2022

54. 영문 모르는 그리움이 웅크리는 마음

이웃 블로거의 글

마음에 미움이 있음에도 그리움이 침범할 때가 있다. 나의 마음은 증오가 가득 차 있는데, 삐죽하고 새어 나오는 한 방울의 그리움이 마음 전체를 희석한다. 그럴 때면 나는 애석하게 그 한 방울의 그리움에 지고 만다. 그 마음은 귀신같이 나를 잠식시킨다. 꿈에 귀신같이 나와 나를 괴롭힌다.


"넌 날 잊은 적 없어, 날 찾았지!"

이겨본 적 없는 싸움이었다. 결핍이 없다고 믿었지만 백 가지 중 아흔아홉 가지를 가졌음에도 한가지의 결핍이 나를 쥐고 흔든다.


"밥은 먹었니"

뜬금없는 연락에, 혹시나 하는 기대로 답을 하지만 역시나 똑같은 결말에 나는 여과 없이 무너진다. 사랑받고 싶다. 나의 배우자가 주는 사랑도 많다. 친구가 주는 사랑도 있다. 하지만 나는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다. 돈이 필요한 엄마가 나를 찾는 게 아니라, 그냥 딸인 나를 찾았으면 좋겠다.


영문 모르는 그리움이 웅크렸다 기지개를 켤 때면 나는 괴로움에 질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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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 모르는 그리움이 웅크리고 있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하고, 분명 마음 한 조각이 부서지는 느낌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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