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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지연 Nov 18. 2022

56. 오늘도 계절이 낙하하며 지나가는 구나

블로거 bewisebebrave 발췌

빨간 단풍이 보고 싶어졌다. 노란 은행밖에 볼 수 없다. 바닥에 도톰하게 쌓인 갈색빛 낙엽잎이 폭신해 보였다. 오늘도 계절이 낙하하며 지나가고 있다. 낙엽이 없는 곳도 있지만 있는 곳으로 발을 일부러 움직인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린다. 나는 이 소리가 좋아 가을을 좋아했구나, 잊었던 계절을 마음에 떠올려본다.


가을은 조금씩 사라져간다. 그 사라져가는 시간 속에 나도 하나씩 추억을 잃어간다. 계절은 돌고 돌아온다고 한다. 하지만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 분홍색 팝콘이 피어오르던 광안리의 벚나무들도 조금 있으면 다 베어낸다고 한다. 더 새로운 멋진 건물이 들어선다고 한다. 그렇게 매년 보던 봄이 사라진다. 소리로 듣던 낙엽나무는 냄새가 나서 골치가 되어 사라진다.


우리는 작은 불편함을 추억까지 다 잘라내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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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계절이 낙하하며 지나가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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