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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지연 Nov 29. 2022

68. 다른 무언가 일 수 도 있죠

롱블랙 톰포드 인터뷰

불안은 지속된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나는 내 일을 오래 할 수 있을까. 불안이 꼬리를 물어, 생각을 괴롭힐 때쯤 인터뷰를 보았다. 다른 무언가 일 수도 있다. 내가 지금 현 상태를 유지하지 않더라도, 무언가 다른 형태가 되었다고 두려워하지 않는 것. 어린아이를 모래밭에 두면 그 형태가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 삶은 그런 것이라고 한다. 나는 끝없이 도전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간이 작아, 새로운 것에 대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만큼 몸서리 지게 몸을 사린다. 도전하고 싶으면 몸이 깨지더라도 부딪혀 보는 게 맞을 텐데 왜 이리 소극적일까. 당장 내일의 내가 또 새로운 무언가를 할지 나는 잘 모른다.


최근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모전에 지원했다. 당연하게 떨어졌다. 당연한가? 생각이 들지만, 경력 사항에 이력을 넣는데. 이때껏 쌓아왔던 것들이 0으로 시작해야 했다. 소설에 관련해서 나는 0인 지망생이었다. 새로운 느낌이었다. 아, 고작 나는 아무것도 없는 불안정한 지망생이구나. 라는 생각이 아니라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신생 캐릭터가 된 기분이었다.


나는 소설가가 될 수도 있고, 영화감독이 될 수도 있고, 연기자가 될 수도 있다. 나의 오늘이 쌓여서 내일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내일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될지 오늘의 나는 전혀 알지 못한다. 그래도 하나 분명한 것은 오늘의 내가 쌓은 모래성은 소용없이 쓰러지지 않는다. 적어도 탄탄한 지반이 되어, 내일의 새로 만들 성의 기반이 되어줄 것이다.


내일의 나, 1년 뒤의 나, 10년 뒤의 나는 어떤 내가 되어 있을까?

-

저는 죽을 때까지 일하고 싶습니다.

물론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안할 수 있어요.

영화를 만들 수 도 있고, 다른 무언가일 수 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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