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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지연 Dec 13. 2022

81. 시간에 흐름에 따라

시나리오 용어 몽타주의 뜻풀이

시간은 무수히 흘러간다.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나자빠져 뒹굴 때가 있다. 추억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포장해 미화시키기도 하지만, 나의 기억은 대부분 좋은 이름으로 불리진 않는다. 나의 기억은 나에게 냉혹해 안 좋은 기억이 주를 이룬다. 쓸모를 위해 기다리는 낡은 이 빠진 나사처럼 먼지가 쌓여도 생생한 거침은 그대로이다. 시간의 녹슨 자리를 만져본다. 부서진 조각 중, 어느 것 하나가 크게 떨어져 나간다. 그 조각은 혈관을 타고 흘러 심장에 콱 박힌다. 그 기억을 보통 사람들은 상처라고 부른다.


내가 가장 상처받았던 기억은 무엇일까. 다섯 손가락에 꼽아 보라고 하면 부족하다고 말할 것이다. 엄마는 나에게 말했다. 우 득 우들 안 좋은 기억만 기억해내는 멍청한 아이. 나는 기억력이 좋은 멍청한 아이인 걸까. 왜 안 좋은 기억을 안고서는 걸까. 나도 꽃밭으로 가득한 좋은 기억을 안고 살고 싶은데, 좋은 기억이 있어야 그것을 안고 살 수 있는 게 아닐까. 원점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본다. 엄마는 내게 좋은 기억을 심어준 적이 있었냐고. 또 엄마에게 불만을 늘어뜨려 놓게 되니 입을 다물게 된다.


시간은 수없이 흘러간다. 나는 그 시간 속에 어떻게 하면 덜 상처 받을지 고민한다. 어떤 아픔도, 어떤 상처도 견딜 수 있는 만능방패 따윈 없다. 그저 덜 상처 받게 몸을 최대한 웅크리는 게 차선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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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점을 지닌 이야기를 묶어둔 것

화면전환이 많아, 정보전달의 목적으로 자주 사용. 시간에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엮기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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