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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지연 Dec 15. 2022

84. 듣고 싶은 말

수지-듣고 싶은 말

길을 걷다 보면 연상작용으로 인하여 흑역사 하나가 몽글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괜스레 화가 난다. 나는 그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은데 기억은 자꾸 떠오른다. 굳이 꼭 기억해야 하나?라고 나의 기억에게 묻는다. 그러면 나의 기억은 다시 한번 생생하리만치 흑역사를 떠오르게 한다. 그만! 그만! 나의 아우성에 잠시 멈추는 듯하지만, 어느 때고 다시 생각나는 게 흑역사이다.


사람의 기억은 어떤 모양으로 생겼기에 청개구리처럼 기억하지 않으려 할수록 떠오르는 걸까. 질문 자체가 글렀다. 형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모양을 묻는 내가 아둔한 것일 수도 있다. 모양, 형태가 없는 존재와 싸움하듯이 바둥대는 내가 어리석다. 더군다나 나는 싸움에 젬병이다. 그러니 필패인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묻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이 있다. 이런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저의가 뭐야. 나를 이렇게 괴롭히는 이유가 뭐야. 대답해줄 일은 없겠지만, 묻다 보면 나 스스로 답을 찾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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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싶은말, 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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