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행복을 아는 내가 좋다
평일 오후에 느지막하게 먹는 점심. 알람 없이 깨는 아침. 우연히 틀었던 플레이리스트가 내가 마음에 꼭 들을 때. 생각 없이 나온 산책길에 햇살이 좋을 때. 풀리지 않던 글들이 술술 써 내려가질 때.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친구에게 안부 인사가 왔을 때. 아무 말 하지 않았는데 내 마음을 알고 야식을 사 온 남편.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길 차가 막히지 않을 때. 오래된 서점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이 적힌 책을 발견했을 때. 앓던 이가 쏙 빠진 듯 고민이 해결되었을 때. 겨울날 길거리에서 붕어빵 아저씨를 만났을 때. 편지를 쓰는데, 진심이 담겨 마음에 들 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너무 사소한 것들이었다. 큰 다이아몬드 반지를 바랄 수도 있지만, 남편의 검정 봉지 속 야식을 반가워하고 밤에 불 꺼놓고 영화 한 편을 보는 소소한 행복이 좋다.
상투적인 말들이지만 그런 행복을 아는 내가 다행이다.
이 마음이 부디 오래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