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재능을 믿지 못한다. 항상 의심하고 되묻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일까. 나를 믿지 못하기에 밤이라는 시간이 오면 내가 한 일을 되짚어보고 한 번씩 더 살펴본다. 한번 할 일을 두 번 세 번 돌이켜본다. 좋아하는 일이기에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볼 수 있다. 불행한 일이다. 나를 믿지 못하는 것. 골이 없는 마라톤을 뛰는 기분이다. 숨이 차고 발에 수십 개의 물집이 차오르지만 난 멈출 수가 없다. 뒤처질까 봐, 끝날까 봐. 나는 앞으로 계속 나아간다. 물집이 터져 마찰로 인해 피고름이 차올라도 이 악물고 참아낸다. 고통을 즐기는 미치광이 같다. 나의 재능을 잴 수 있는 자가 있으면 좋겠다. 그자로 오늘은 몇 센티미터 정도 성장했는지 확인을 할 수 있으면, 눈으로 볼 수 있으면 이렇게 밤을 새우지 않을 텐데. 이 밤이 불안에 점철되어 책상에서 지박령처럼 떠나지 못하고, 웅얼웅얼 대지 않을 텐데. 나는 오늘 외운다. 나는 재능이 있는 사람이다. 할 수 있다. 구구단을 외우는 어린아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