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때 글을 쓰면 내 마음이 잘 쓰인다. 감정을 토해내 자판에 퍼부으면 시원하다. 한 번씩 울음도 뱉고, 어떤 날은 한 줄을 쓰고 우느라 몇시간을 멍하니 앉아있는 날도 있다. 우울하다고 죽을 것만 같은 날만 있는 건 아니다. 가끔은 차분히 가라앉아 나를 정돈하는 시간도 있다. 마침표 없는 문장을 쓰는 것처럼 마무리가 덜된 하루가 있다. 그런 날 우울함이 찾아오면 온몸으로 맞이하여 날 되돌아 보곤 한다. 그런 날일 수록 밖에서 더 웃고 떠들곤 한다. 주절주절 소리 내고 몸짓이 커지는 내가 제어가 안 되어 혐오스러운 지경에 이르면 집에 돌아가면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듣지도 않는다. 소리 없이 고요하게 있다 보면 어김없이 다가온 우울함이 날 위로한다. 누군가 그랬다. 말은 허공에 사라지지만 글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나의 지금 이 감정도 한순간 잠시 머무를 우울일지 모른다. 나는 그 우울을 모아 기록을 하는 것이다. 말도 안 되지만 그 우울을 벗 삼아 글을 쓴다. 나는 가끔 우울한 내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