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나의 우울은 끝도 없이 나에게로 연결이 되어있다. 도망쳐 달려오면 어느새인가 날 끄집어 도로 그 자리로 돌려세워 놓는다. 어느 날은 나 자신이 우울 그 자체가 되어 있다. 똘똘 뭉친 덩어리째로 마음 구석 어딘가에서 토해내듯 툭 튀어나온다. 나는 어느새인가 그 문 앞으로 되돌아간다. 문을 열면 젊은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나에게 늙은 엄마의 모습은 없다. 본 적 없으니깐. 짧은 단발에 단정한 옷차림. 잘 다듬어진 손톱. 새치 하나 없는 젊은 엄마. 나를 바라보는 쌀쌀맞은 그 눈빛에 나는 또 새로운 우울과 조우한다. 추억이랄게 남아있을까. 손톱만 한 작은 파편들이 남아 나를 괴롭힌다. 그것도 기억이라고, 잊지를 못한다. 문은 닫히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눈을 질끈 감고 그 문을 외면하는 방법밖에 없다. 열려있다고 함부로 들어가지 않는 것. 나는 기억에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마음을 뒤져서 방법을 찾지만 찾지 못한다. 내 마음의 문은 닫혀있지만, 기억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