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부르는 서비스

정말 손님은 왕이 될 상인가?

by SONEA

매일 아침 출근길에 산 시원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제일 먼저 레스토랑의 문을 열고 주방의 불을 킨다.

그리고 내가 제일 먼저 하는 프랩(재료 준비)이 있다 바로 피자 도우 반죽을 친다.

우리 피자 도우의 완성도를 올리기 위해 외국 영상과 여기저기 유명한 베이커리의 이론과 레시피를 공부하며

연구를 꽤 많은 시간을 하였고 이렇게 하다 보니 애정이 많이 생기게 되었고 내가 제일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랩 중 하나가 되었다.

매일 아침 아무도 없는 조용하고 고요한 시간 밀가루를 준비하고 따뜻한 물, 이스트(발효제), 소금 등 등

그날 날씨에 따라 적절하게 조합해서 밀가루를 반죽기에 넣고 같이 섞어주며 치댄다.

그거 아는가? 밀가루 자체에는 글루텐이 없다 정확히는 글루텐 생성 단백질이 있다.

바로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이라 불리는 글루텐 생성 단백질이 있는데 이것이 발효와 물리작용(치대기)

를 통해 3차원의 그물망을 즉, 글루텐을 형성시키는 것이다. 이 글루텐이 잘 형성되었는지 어떻게 하면 알 수 있냐면 글루텐은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구조이다. 반죽을 손으로 잡고 늘려보면 그물망처럼 생긴 것들이 보인다 혹은 나만의 확인 방법은 반죽을 스테인리스 반죽 볼 바닥에 붙이고 손으로 들었을 때 안 끊어지고

반죽 볼 만큼 올라오면 (길이로 따지면 20cm 이상) 글루텐이 잘 형성되어 신장성이 좋구나 하며 만족한다.

이 제빵의 원리를 이용한 반죽이라는 친구는 굉장히 예민한 친구이다 처음 넣는 물이 너무 차가우면 발효가 너무 늦게 진행되고

물이 뜨거우면 이스트가 죽어버려 발효가 안되어 버리고 발효 중 유지하는 온도가 차면 발효가 안되고

또 뜨거우면 발효가 되기 전 반죽의 겉면이 익어버려 발효가 안되고 꺼져버리고

발효 시간도 너무 길어서도 짧아서도 안되고 날씨를 신경 안 쓰고 수분을 잡으면 반죽이 완전 죽이 되어버리고

치대는 시간도 너무 지나치게 치대면 생성된 글루텐이 깨져버리고 하여튼 여간 예민한 작업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와 같은 서비스 업장 일 수록 손님과의 관계는 이 반죽과 같다고 생각한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그렇다 손님은 왕이다 우리에게 재화를 안겨주는 귀중한 분들이기 때문이다 이 손님들이 가져다주는 돈으로 사장은 업장을 유지하고 직원들의 월급도 챙겨주고 자신의 부도 채워 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이 일하는 직원 입장에서는 어떨까? 혹은 정말 모든 손님은 왕이 될 수 있는 상일까?

1인, 2인 정도의 소규모 업장이 아닐수록 사장보다는 직원들이 더 많은 손님을 응대할 것이다.

하물며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만 봐도 사장은 출근하지 않고 직원과 알바로 풀 오토를 돌리는 업장도 대다수이다 즉, 손님과 가장 밀접하고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대다수는 직원과 아르바이트생들일 것이다.

사장 입장에서야 모든 손님의 비위를 맞춰주고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주려고 한다.

하지만 그 밑에 있는 직원들은 굳이 그럴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자신의 업장도 아니고 내 사업도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연령대가 낮아지고 세대 차이가 나면 날 수록 그 간극은 더더욱 벌어지게 된다.

그럼 결국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잦은 직원 교체 및 대충대충 던지고 치워버리는 서비스와 상품이 되어버린다. 그렇기에 나는 생각한다 '손님은 왕이다 왕이긴 왕인데 백성이 10명쯤 되는 왕이다!'

이 말이 무슨 말 이냐면 손님은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모든 상황에 손님 우선 주의와 중요성을 지닌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나는 정말 손님 입장에서 서비스와 상품을 더 좋게 제공하려고 고민을 하고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어떻게든 만회하고 극복하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손님과 사장의 관계, 손님과 직원의 관계, 손님과 우리 업장의 관계의 테두리 내에서 최대한으로 지키는 것이지 방문하는 모든 손님들이 이야기하는 다 다른 생각들과 요구 사항들을 모두 들어주고 직원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강요를 하는 순간 이 관계의 그물망은 펑하고 깨져버린다.

사공이 많으면 배는 산으로 간다 명언이 아닐 수 없다. 이 모든 것을 들어주다 보면 그 업장의 정체성과 본질은 점차 흐려질 것이고 결국 이도 저도 아닌 무언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꽤나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들이다. 2주에 한번 직원은 교체되고 사장과 직원은 늘 싸우고 있고 손님은 늘 불평불만으로 가득한 업장들 오히려 이 관계의 그물망이 탄탄한 업장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적절한 선을 지켜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사장이라면 확실한 기준을 설립하는 것 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도 색깔이 강한 편인 레스토랑이라 신규 오픈 시 방문하는 손님이 이렇게 저렇게 많이 요구하고 입을 댄다. '어머 이건 저렇게 하는 게 더 좋고 이게 더 좋겠는데~' '이거 리필해 줘요~또 올게요~' 등등

좋은 서비스는 무조건적으로 퍼주는 것이 아니다 손님의 요구를 무조건 다 들어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당한 서비스, 들어줄 수 있는 선에서의 납득이 가능한 선에서 들어주는 서비스

이것이 좋은 서비스, 센스 있는 서비스이다.

예를 들면 1주일에 4-5번은 디너 타임 오픈과 동시에 늘 오셔서 늘 같은 메뉴를 시키시는 손님이 있다.

메뉴도 주방에 따로 안 불러줘도 알 정도로 자주 오시는 분이 있다 간혹 샐러드나 음료를 시켜 드시는데

만약 시키시지 않은 날이라면 작게 샐러드를 만들어서 툭 하고 챙겨드리거나 음료를 챙겨드린다.

그럼 손님은 이 업장과 저 직원은 자신을 기억해 주었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유대 관계가 달라지며

튼튼한 그물망이 하나씩 생성되어 간다. 이 방법은 내가 더더욱 잘 써먹는 방법인데 나는 내가 한 번이라도

응대한 손님의 얼굴은 모두 기억해 놓고 다음에 방문을 해주시면 지난번 방문 때 드신 음식과 스타일 등을

떠올려 더욱 적극적으로 추천을 하고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그럼 손님의 만족도는 다른 이가 응대했을 때 보다 훨씬 좋아지며 나를 찾게 되고 팁도 툭 하고 던져준다 이 방법은 뒤에서 더 디테일하게 이야기하겠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면 엄청 자주 오시는 손님은 아니지만 근 몇 개월 간 꾸준하게 오시는 손님이 있다.

주문도 늘 비슷하게 주문하시고 음료도 늘 비슷하게 주문하신다. 우리는 런치 타임엔 샐러드가 기본 제공 되지만 디너 타임엔 그렇지 않다. 이 손님은 보통 런치 타임에 많이 오시지만 한 번은 디너 타임에 오셨고 샐러드가 나오지 않자 '아 디너 타임에는 샐러드가 안 나오네요?'라고 하셨다 이걸 들은 나는 손님이 아쉬워하는 것을 캐치하였고 샐러드를 서비스로 제공해 드렸다. 그 이후 디너 타임에 방문하시면 '혹시 오늘 샐러드를 서비스로 챙겨주시나요?'라고 물어보시는데 이런 경우에는 '아유 물론이죠 조금 챙겨드리겠습니다' 하고 흔쾌히 서비스로 챙겨드린다. 하지만 다른 손님이 있었다 바로 샐러드 양이 적어졌다고 컴플레인을 건 손님이다.

이 손님이 자주 오셨는가 하면 아니 그건 아니다 그때 당시가 두 번째 방문이었다.

사실 샐러드라는 음식이 이런저런 야채들을 조합해 있는 그대로 제조하는 것 이기 때문에

매번 정확하게 같은 양은 지키기 어려운 것이 맞고 다른 것도 맞다. 그래서 이 오차 범위를 줄이기 위해

계량컵이나 접시 등을 통해 기준을 정해놓는데 이 기준을 통한다면 큰 오차 없이 균일하게 나가게 된다 하지만 그 손님은 두 번째 방문 때 샐러드를 놓고 '나 여기에서 샐러드 자주 시켜 먹었는데 오늘 양이 좀 작은 거 같은데 확인 좀 해보시고 좀 더 주시면 안 돼요?'라고 이야기하였다. 이러한 경우에는 우린 두 가지 대응 방식이 있다 샐러드처럼 원가가 그렇게 높지 않은 음식이라면 굳이 구태어 손님과 말씨름하지 않고 그냥 조금 더 주고 말아 버리거나 원가가 높거나 한 음식 같은 경우에는 단호하게 그건 안된다고 딱 끊어버린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안된다고 말을 할 때 '그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듣는 이가 해석하기에 따라 미세하게라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건 안됩니다' 혹은 '그건 안된다고 합니다'라 말하라고 교육시키고 알려준다.

손님을 만족시키고 우리 업장, 서비스, 상품과 관계의 그물망을 형성하는 것 은 물론 아주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은 같이 일하는 동료나 직원들이 혹은 본인 스스로에게도 납득이 되는 한에서 제공되고 형성되어야 한다. 이것이 지나치게 되면 어느 한쪽의 그물망은 깨져버리고 결국 과발효 된 반죽처럼 무너져 버리고 쓰러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