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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영 May 11. 2016

첫 만남

평강, 이레를 마주하던 날

너를 처음 만났을 때가 기억이 나.


많이 떨리고 긴장하는 가운데 나는 너를 초조하게 기다렸지.


오랜 기다림 끝에 너를 마주했을 때, 눈물이 날 만큼 감격스러웠어.


너의 목은 가냘프고, 너의 손은 작고 여리지만,


너의 목소리는 큰 울림이 되어 빛처럼 사방을 메웠고 두려움이 없었지.



사랑하는 평강아.


초보 아빠는 어찌해야할바를 알지 못해 능숙하게 너를 대하지 못했지만,


그 어설픔도 오랜시간 준비해 온 아빠의 모습이란 걸 알아주길 바란다.


인큐베이터 속 고이 잠든 모습에 목이 메여 부르지조차 못했던 첫날의 떨림이


너무나 소중하게 기억되는구나.



이제는 제법 익숙해져, 작고 귀여운 손발을 허공에 휘저으며 움직이는 모습에


그저 흐뭇하고, 네가 눈만 깜빡이며 쳐다만봐도 아빠와 엄마에겐 하루종일 화제거리가 된단다.


품에 안기에도 조심스러울만큼 조그맣지만 너의 따뜻한 체온이 아빠의 마음을 안심시키는 구나.



아빠와 엄마가 기억하지 못하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 인생을 예비하시고 인도하심과 같이,


너의 인생도 이렇게 하나님의 예비하심 가운데 시작되고 있구나.


세상앞에 결코 두려워하거나 염려함 없이 그저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을 기대하며,


예비하여 주신 그 인생 감사하며 살길 기도하며, 너의 이름을 '이레'라 하였으니,


그 이름으로 하나님을 증거하는 인생이 되길 바란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부모의 수고와 축복가운데 태어나 사랑을 받으며


자란다고 생각하니, 이제는 지나는 사람을 대하기에도 마음이 겸손하여 지는구나.


너를 통하여 하나님은 아빠와 엄마에게 깨닫게 하시는 바가 많단다.


앞으로도 너와 함께 시간을 보내다보면, 하나씩 아버지의 마음을 또한 깨닫게 하실 은혜가 아빠는 기대가 되는구나.



사랑하는 이레야.


아빠와 엄마를 행복하게 해줘서 고맙고 사랑한다.



2014년 8월 27일


이레로 인해 가장 행복한 아빠가.


(이른 아침 혼자 일어나서 아빠 몰래 남겨놓은 이레의 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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