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로새서 3:20-21
"자녀들아 모든 일에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는 주 안에서 기쁘게 하는 것이니라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지니 낙심할까 함이라"
골로새서 3:20-21
5월은 '가정의 달'로 흔히 알고 있다.
1993년 UN에서 5월 15일을 '세계 가정의 날(International Day of Families)'로 정하였고, 이듬해인 1994년부터 우리나라도 세계 가정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삼고 있는데, 이후 노동절(5월1일), 어린이 날(5월5일), 어버이 날(5월8일), 스승의 날(5월15일), 성년의 날(5월16일), 부부의 날(5월21일) 등 가족과 관련된 기념일이 많아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한 이벤트나 내규들이 생겨났다. 가정에 대한 중요성과 가족구성원들에 대한 가치를 되새겨보는 의미있는 날들인 셈이다. 가정의 소중함은 일찍이 성경에서부터 이야기하고 있는데, 오늘 설교에도 자녀들에게 주시는 교훈과 부모들을 향한 당부의 말씀이 있었다.
순종; 아래에서 듣다
먼저 자녀들에게 강조하는 말씀은 부모에게 '순종'하라는 것이다. 성경에서 '순종'이라는 말의 어원은 헬라어의 '휘파쿠오(hupakouo)'에서 파생했는데, 이는 '~ 아래서' 라는 의미의 '휘포'와 '듣다' 라는 의미의 '아쿠오'라는 말이 합쳐져서 '아래에서 듣다' '주의 깊게 듣다' 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자녀로서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면서 존중하는 마음으로 경청하는 것이 자녀로서 마땅히 해야할 일이라는 것이다.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사람에 대하여 성경은 "그의 부모를 경홀히 여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27:16)" 라며 경고하고 있고, 반대로 부모를 공경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5:16)" 라며 약속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은 부모의 수고로움을 통해 이 땅에 태어났다. 복 중에 품고 열달을 견디어 낸 어미의 수고와 태어난 이후에도 사랑의 돌봄으로 걷기까지, 또 스스로 먹기까지, 자립하기까지 십수년의 보호와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연약한 존재이다. 태어나자마자 걷고 헤엄치는 동물들과는 다르게 인간은 가장 긴 시간을 부모의 보호 아래에서 성장해야만 비로소 사회에서 자기의 길과 자기의 몫을 누릴 수가 있다. 그러므로 늘 그 수고에 감사하며, 공경하는 마음으로 부모님을 대하는 것이 마땅하다.
자녀의 낙심(落心)
부모에게 당부하는 말씀으로는 자녀를 노엽게 함으로써 자녀가 낙심하지 않도록 하라는 말씀이다. 먼저 노엽게 한다라는 말의 헬라어는 "휘젓다"라는 뜻의 '에레씨조(erethizo)'와 의미가 통하는데 이는 잔소리나 불평, 책잡는 등의 행위를 뜻한다. '낙심(落心)'이라는 것은 '떨어질 낙(落) + 마음 심(心)'으로 마음이 툭 떨어지는 내적 상태를 의미하는데, 헬라어로는 '아쒸메오(athumoo)'라 하여 '의욕, 열정, 마음을 잃어버리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부모가 자녀에게 잔소리나 불평, 책잡는 일로 하여금 자녀가 의욕과 열정을 잃어버리고 심하게는 존재의 이유, 살아갈 이유를 잃게 만드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반드시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을 성경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를 대함에 있어 항상 언어를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고, 낙심케 하는 공격적인 말보다는 자녀를 세워주고 응원할 수 있는 말, 인정하고 격려하는 사랑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늘 인격적으로 완성되어 가는, 그래서 아직은 미(未)완성일 수 밖에 없는 미성숙한 자녀의 성장을 바라보며, 인내하며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한다.
걸걸걸...
가정의 달은 화목한 기간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목사님 설교를 듣다보니 슬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자녀는 부모를 향해 실천하지 못한 효(孝)와 불효(不孝)를 행한 일을 두고 후회하고, 부모는 자녀를 생각하며 마음만큼 잘 해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곁에 있을 때에는 '앞으로 잘해야지'라는 말로 스스로 위로할 수 있지만 만일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는 때에 있다면,
'좀 더 잘 할걸'
'좀 더 자주 연락드릴걸'
'좀 더 자주 찾아뵐걸'
'좀 더 친절하게 대해줄걸'
...
이라며 ~걸, ~걸, ~걸 하고 후회밖엔 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다. 난 그렇게 효도하는 아들이지도 못했고, 살가운 오빠이지도 못했던 것 같다. 아내와 자녀들에게도 잘하지 못했던 날들이 분명히 있을텐데 아직 늦지 않았다면 후회하기 전에 생각한 것들을 실천해보고 행동하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