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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주영 May 06. 2024

그래도(島)

새벽#11일차 누가복음 21:29-38

(누가복음 21:29-38)
29. 이에 비유로 이르시되 무화과나무와 모든 나무를 보라
30. 싹이 나면 너희가 보고 여름이 가까운 줄을 자연히 아나니
31. 이와 같이 너희가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을 알라
32.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이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 모든 일이 다 이루어지리라
33. 천지는 없어지겠으나 내 말은 없어지지 아니하리라
34.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방탕함과 술취함과 생활의 염려로 마음이 둔하여지고 뜻밖에 그 날이 덫과 같이 너희에게 임하리라
35. 이 날은 온 지구상에 거하는 모든 사람에게 임하리라
36. 이러므로 너희는 장차 올 이 모든 일을 능히 피하고 인자 앞에 서도록 항상 기도하며 깨어 있으라 하시니라
37. 예수께서 낮에는 성전에서 가르치시고 밤에는 나가 감람원이라 하는 산에서 쉬시니
38. 모든 백성이 그 말씀을 들으려고 이른 아침에 성전에 나아가더라


Happy families are all alike,
every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러시아의 대문호(大文豪) 레프 톨스토이(Leo Tolstoy)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Anna Karenina)'의 첫 문장이다. 톨스토이의 문장들은 세월이 지나 다시 읽어보면 그 통찰력이 많이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이 문장을 다시 들여다보며,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는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나의 문제를 하나님 앞에 들고 나아가기 위함이지만, 우리가 기도하지 않는 이유는 저마다의 그럴듯한 핑계가 다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무엇을 기도하셨을까?

성경에는 예수님의 기도하시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성도가 자신의 기도제목을 들고 나아가는 것과 같이 예수님도 골칫거리들을 들고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셨을까. 무어라 기도하셨는지 성경에 기록되지 않았다면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하여 하나님보다 더 많이,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할 때마다 우리는 영적으로 뒤로 물러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막다른 곳에 다다르면 이것은 '염려(念慮)'라는 형태로 내 마음에 다가오게 된다. 그러므로 예수님도 날마다 기도하셨던 것이 아닐까.


"이 묵시는 정한 때가 있나니 그 종말이 속히 이르겠고 결코 거짓되지 아니하리라 비록 더딜지라도 기다리라 지체되지 않고 반드시 응하리라(합 2:3)"


우리가 기도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 곧 우리 삶 속에서 인내(忍耐)하는 지혜로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마치 단단한 바위와 같아서 모든 공격을 막아내고 끄떡하지 않는 것과 같이 우리도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나를 염려하게 하는 문제들로부터 견고하게 마음을 지켜낼 수 있다. 나를 괴롭게 하는 문제들은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겠지만 그래도 기댈 곳, 피할 곳이 있다면 버틸 수 있다.


시인은 말했습니다.
불행한 일이 있을 때
살기 힘들 때
절망을 할 때
자신의 꿈과 소망이 산산조각이 나도
새로운 긍정을 만드는
섬이 있다고 말이지요.

그것이 바로 '그래도'라는 섬입니다.

'그래도'라는 섬 안에서
우리는
쓰러지다가도 다시 일어나
앞을 향해 걸었습니다.

...

가난하고
어렵고
험한 역사 속에서도

'그래도'라는 섬 덕택에
시련을 이겨온 한국인.

절망이 앞을 가리고
외로움이 나를 가두어도
거센 폭풍이 불어와도
말하세요

"그래도 나는 살아 있다!"

- 이어령 <짧은 이야기, 긴 생각>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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