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클>을 본다. 주로 재방이지만, 내 취향이다. 오늘은 리모컨을 들고 채널 서핑을 하다 8회를 봤다. 보는 내내 오른쪽 위에 <그해 우리는> 예고가 떴다. 수채화 같은 그림이 마음에 쏙 들어왔다. 그림 한 장이 주는 힐링, 갑자기 멋진 수채화 그림 하나를 거실에 걸어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맑고 투명한, 그 예고편의 그림 같은.
아들이 선물한 일력을 펼쳤다. 김유진 사진작가의 2022 파리 캘린더, 들여다볼수록 행복해지는 사진. 올해는 필름 카메라로 제작된 거라고 한다. 이제 곧 군대를 가야 하는 둘째, 그 아이가 고 1일 때 처음 내게 선물한 파리 사진 캘린더. 매일 아침마다 짧은 다짐과 그날의 기분을 적으며 소소한 행복을 누렸다.
고등학교 시절, 공부하느라 주문할 시기를 놓치고 재수하느라 정신없었던 아이에게 차마 부탁할 수 없었던. 기다렸던 3년의 시간만큼 기쁨이 배가 되어 드디어 내게로 온 일력. 손바닥만 한 정사각형 안에 들어앉은 파리의 365일은 오늘처럼, 병원을 다녀온 날은 더 오래 들여다보게 된다.
오늘은 나를 위해 무엇이든 하고 싶은 날이다. 검사 결과가 깨끗하다는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왔으니. 그래서 그릇 가게에 가서 평화로운 농장 풍경의 밥그릇과 국그릇을 샀다. 운동을 열심히 하라는 말에 발이 편한 신발도 주문했다.
많은 일을 하고 집으로 왔으나 평소의 퇴근 시간이 되려면 아직도 한참, 두어 시간 넉넉히 낮잠도 잤다. 어묵탕과 소고기 샐러드, 새 그릇에 쌀밥, 오랜만에 넷이 둘러앉아 냠냠.
오늘은, 쇼핑도 하고 낮잠도 자고 빈둥거리며 드라마도 보고, 그래도 되는 날. 행복해도 되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