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커피를 마실 때
겨울이
문득 멈춘 11월 끝날
마른 플라타너스잎이 하늘로 치솟는다
허공의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더니
시끌벅적 차들과 사람들이 사라지고
고요가 땅으로 내려올 때
겨울은 잎들을 데려와 바닥에 눕는다
벌러덩 맥 뒤집은 잎들 속에
나의 겨울이 슬그머니 발을 뻗친다
아직도 공중에서 내려오지 못한 겨울
플라타너스잎에 가득한 가슴 시린 이들의 함성
우우우웅 소리내며
12월로 달리는 계절의 입구
아직 덜 마른 은행나무 아래라도 걸으면
노란 가을이 행여 발 끝에 머물지 않을까
냄새나는 가을이라도 좋아
풀어진 옷깃을 여미며 겨울을 잠그는 토요일 오후
낙타는 뜨거운 모래사막을 지나고
모래 위의 커피는 오늘도 뜨겁게 끓어오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