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지만 엄마입니다 - 1화
우리는 오래된 아파트에 산다.
올해 아랫집에는 신혼부부가 새로 이사 왔다.
그전까지는 50대 부부와 고3 수험생이 살고 있었다.
아이들이 갓 태어났을 때, 새벽마다 울음을 터뜨렸다.
그때 아랫집에서 조심스럽게 전해온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아이가 우는 것도, 어머님이 화내시는 소리도 들리더라고요.”
참 부끄러웠지만,
아이를 키워본 분들이라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다.
이제 아이들은 32개월.
새벽에 울지는 않지만, 하루 종일 뛴다.
소리를 지르며 달리고, 깔깔 웃으며 뛰어오른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소리를 질렀다.
“뛰지 마! 조용히 해! 아랫집 들리잖아!”
아이에게 한 말이지만, 사실은 나 자신에게 더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쾅 하는 발소리, 울리는 장난감 소리 하나하나에 죄책감이 밀려왔다.
나도 안다. 화내는 게 답은 아니라는 걸.
그래서 요즘은 다짐한다.
화를 내기 전에 알려주자.
주의를 주는 것으로도 충분한 순간이 많다는 걸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가르쳐보자고.
엘리베이터에서 신혼부부를 마주칠 때면
우리는 고개를 숙인다.
“죄송합니다.”
그 말밖엔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만약 아랫집이라면, 얼마나 불편할까.
그런데도 그들은 늘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괜찮아요.”
정말 괜찮지 않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다.
직접 마음을 전하는 게 어렵다.
그래서 이번엔 편지를 썼다.
작은 선물과 함께 문 앞에 조심스레 두었다.
고맙고, 미안하고, 또 고마운 마음을 담아서.
아이를 키운다는 건
내 가족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걸
매일 느낀다.
그 과정에서 이웃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는다.
아마 아이들이 없었다면
앞집에 누가 사는지, 아랫집에 누가 사는지
신경 쓸 일도, 인사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내 아이들이 나를
이웃과 연결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세상이 아직 살 만하다는 걸,
아이들 덕분에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