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참 길다는 생각을 1년 전 겨울에도 했던 거 같은데,
다시 이맘때쯤이 되니 또 같은 말이 나온다.
추위를 잘 타고, 일조량에 많은 부분 영향을 받는 나로서는 겨울을 좋아하고 싶어도 펑펑 함박눈이 내릴 때 빼고는, 그다지 좋은 감정이 안 생긴다.
요즘 내 마음도 겨울이다.
춥기도 하고 메말랐다.
단조로운 삶을 사는 거 말고는 큰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닌데,
언젠가 남편이 내 얼굴을 보더니, 요새 늘 같은 표정이라고 했다.
영혼 없이 무미건조하고, 퍽퍽한 내 얼굴.
마스크를 쓰면서 피부가 안좋아져서 요새 신경 쓰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음에서 올라오는 내 얼굴 표정까지야
촉촉하게 해주지는 못하나 보다.
늦었다고 재촉하며 부랴부랴 아이들 등원 준비를 하고,
텅 빈 집으로 들어오면 몸이 축...
차가운 바깥공기를 쐬다가 집 안으로 들어오면 훈훈하고 탁한 공기가 느껴진다.
머뭇거리지 않고 집 안에 온 창문을 다 열었다.
환기가 중요하므로 아침마다 창문을 연다.
시원하고 새 공기가 들어오는 기분은 참 좋다.
그래.
마음에도 환기가 필요해.
탁해지고 탁해진 일상의 잔 감정들이
내 마음에 쌓였다가 어느 곳에 곰팡이까지 핀 듯하다.
분명 그런 것이다.
그럴 때 환기를 시켜주면 되는 것.
그런데 어떻게 마음의 환기를 시켜줘야 하나.
남편이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보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상 나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
그 시간에 일만 하기는 하지만... 또 나 혼자 시간을 보내라고?
결혼 후 엄마가 되고 나서는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바깥 활동이라는 걸 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런데 나는 그걸 참 힘들어한다. 사람들을 만나고 싶고,
소통이라는 걸 하면서 살고 싶다.
결혼한 지 8년 차가 돼서 지금은 익숙해지고 또 나름 나만의 방법들을 찾아가고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그런 기회조차도 사라졌다.
그나마 같이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과의 수다도 내 일상의 활력이 되었는데, 그마저도 어려워졌다.
사람들이 그립고, 만남이 그립다.
코로나가 물러가고, 추운 겨울이 지나면 나아질 텐데.
유독 이번 겨울이 더 춥고 길게 느껴진다.
/
활짝 열어둔 창문 때문에
집 안 공기가 차가워졌다.
피부에 닭살이 돋고 한기가 느껴진다.
조금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다.
마음의 환기.
퍽퍽하고 탁한 마음에 새로운 생각과 자극들을
불어넣어본다.
코로나도 이겨낼 것이고, 봄은 돌아오니까.
올해는 여행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일들을 만들어내 보자..!
이렇게라도 마음의 환기를 해본다.
이 글을 쓰면서 마음의 환기를 시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