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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앤 Nov 12. 2021

가을의 마지막 길목에 서서

가을산책의 단상





럭셔리 한강뷰에서 살던 유명가수도,

멋진 제주바다를 보며 제주살이를 하던 유명인도  왜 물을 보고 살면 우울해진다고 하는 걸까?


바다구경하기 힘든 지역에서 살다가,

마음만 먹으면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에서 살았었고,

여전히 그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나로서는 무척 궁금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느낌적인 느낌으로 알것 같기도 했다.



/



마음이 답답하거나 지칠때 물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넓은 바다나 고요한 강물을 보면 어딘가 해소 되는 기분도 들고, 위안을 받기도 하고,마음이 평온해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생명으로 가득하고 넓은 자연으로부터 품어지는 존재가 되는 거 같기 때문이다.

항상 그자리 그대로 멋진 모습으로 있는 자연은

인간에게 경이로움과 신의 모습을 대변해주는 거 같기도 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런 자연 앞에서 나라는 존재는

한없이 작게 느껴진다. 인간의 세상만사, 나의 세상만사

모든 것이 부질없고 헛헛하기만 한 것이다.


성공과 부와 명예, 경쟁과 치열한 사회 속에서

적응하며, 익숙한 듯 살아가는 사람들은 너무나 대조적인 거대한 자연 앞에서 무력함과 덧없음을 본능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까?




바다나 강물을 바라보는 고급뷰에서 살아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내가 원할 때마다 발길 닿는 곳에 강물이든 바다든

언제든 찾아가서 내 마음을 풀어놓고, 자연을 통해 나의 신으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 나는 족하다.



/



가을이 깊어지는 것을 바람이, 나무가, 강물이 말해준다.

한 해의 절반이상을 지나는 시점에서의 가을은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길목에서 조금 속도를 늦춰 짜릿한 바람과 어여쁘게 옷을 입은 나무와 더 차분해진 강물을 바라보게 해준다.

치열한 삶에서 조금 벗어나, 좀더 성숙한 모습으로 진짜 내 모습을 마주할 수 있도록.



이제 얼마 남지 않을 것 같은 가을의 모습을

눈과 마음에 더 담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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