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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씨네 Aug 08. 2017

'꿈의 제인' & '아메리칸 허니'

떠도는 청춘, 그들에게 희망은 있을까?


*본 리뷰에는 '꿈의 제인'과 '아메리칸 허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집 나가면 고생이다'....

그렇게 많은 가출 청소년들이 생기는데 그들은 왜 '개고생'을 자처했을까요?

그리고 그들의 이런 삶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요?

가출 청소년들의 모험, 그리고 그들의 꿈을 이야기한 영화들을 얘기해 봅니다.

영화 '꿈의 제인'(영문원제 Jane) & '아메리칸 허니: 방황하는 별들의 노래'(원제 American Honey, 이하 '아메리칸 허니')입니다.











가출 팸을 찾아 여러 곳을 전전하는 소녀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소현으로 사랑했던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모텔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한 여인이 나타났습니다. 그의 이름은 제인으로 트랜스젠더 클럽인 뉴월드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유쾌하던 제인과 함께했던 시간이 사라지고 남은 가츨 팸 청소년들은 다른 곳을 전전합니다.

새로운 가출 팸에서 지수를 비롯한 이들을 만나는데 지수는 다른 가출 팸 청소년들과 달리 뭔가 악착같이 살아가려고 노력하는데 이 곳의 우두머리로 불리는 일명 '아빠'는 그런 지수가 못마땅합니다. 지수가 사라지고 아울러 아빠 역시 사라지게 되고 다른 가출 팸 아이들에게 소현은 버림받게 됩니다. 다시 혼자가 된 소현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꿈의 제인'은 세 부분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이 이야기가 뒤죽박죽으로 구성되고 그것을 하나하나 퍼즐을 맞추면 얼추 이야기가 완성이 됩니다.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제인은 소현이 본 환상일 수 있고 제인과 함께 가출 팸 아이들이 살아가는 부분 역시 환상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만난 것이 제인이고 꿈에서 깨어난 소현은 현실로 돌아오지만 추락사한 지수와 가출 팸 아이들의 분열로 인해 처단된 아빠를 묻어버리면서 어디에도 속하지 소현은 다시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이는 얼마 전 소개한 박석영 감독의 '꽃 3부작'의 첫 번째인 '들꽃'(2014)의 주인공 하담과 닮아 있는데 이어지는 속편인 '스틸플라워'(2015)와 '재꽃'(2016)에서 의젓하게 성장하여 자신과 똑같은 고민을 가진 이를 돕게 됩니다. 하지만 '꿈의 제인'은 희망은 있을까라는 의문을 남기며 끝납니다. 하지만 그 결말이 불쾌하지 않은 것은 앞에 이야기했듯이 극의 순서를 뒤집음으로써 적어도 꿈 속이긴 해도 '뉴월드'에서는 모두 행복하길 바랬던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미국의 어느 도시에는 스타라는 이름의 소녀가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름과 달리 그의 삶은 빛나지 않은 오히려 어둡기만 합니다. 버려진 음식을 주워 끼니를 해결하고 그것도 모자라 친동생도 아닌 배다른 동생을 돌봐야 합니다. 아빠라는 사람은 스타의 몸을 더듬거리고 있고요. 이런 곳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 느껴진 스타는 가출을 합니다.

마트에서 만난 제이크와 가출 청소년들은 스타와 합류하게 되는데 스타는 이들을 도와 잡지 판매를 하게 됩니다.

그들은 대학 학비 조달을 위해, 자선단체 기부 등의 핑계를 대며 잡지 판매를 하는데 수익이 저조하면 서로 결투를 해야 하거나 우두머리인 크리스탈에 의해 퇴출을 당하게 됩니다.

한편 제이크와 스타는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이 곳 역시 하나의 직장과 같아 이 역시 크리스탈에게 걸리면 퇴출당할 위기를 겪게 되는 것이죠. 살아남기 의해 스타는 노동자들을 유혹하며 할아버지 뻘 사내들에게 공격적인 판매를 하게 됩니다.


'아메리칸 허니' 역시 가출 청소년들의 방황이라는 점에서 앞의 영화들과 많은 유사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의 가출 청소년들 중의 일부는 성인잡지부터 시작해 다양한 장르의 잡지를 판매하는 방문 판매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극으로 구성하여 암울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죠.


초반 영화 속 스타는 꿈이 없는, 그저 탈출만이 유일한 희망처럼 보이는 소녀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트럭에서 만난 중년의 사내가 자신의 자식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자 스타는 용기 내어 자신의 꿈을 고백하게 됩니다. 잡지를 더 팔기 위해 위험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지만 그것이 스타의 꿈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님을 보여주죠. 마지막 위기에서 벗어난 스타가 그렇게 깨끗하지 않은 강물에서 수영을 즐기고 나서 등장하는 반딧불이의 모습은 스타의 앞길을 보여주는 힌트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불행한 청춘의 지화상을 보여주는 이들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인데 '꿈의 제인'에서는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 구교환 씨는 물론이고 개성 강한 연기로 이미 눈도장을 찍은 이민지 씨의 명연기도 볼 수 있습니다. '아메리칸 허니'에서는 어른이지만 철없는 어른이로 살고 싶어 하는 샤이아 라보프의 모습을 볼 수 있고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 샤샤 레인의 연기도 일품입니다.


'꿈의 제인'의 'UNHAPPY'란 스탬프는 마치 반어법처럼 행복을 부르는 주문이 되었고, '아메리칸 허니'의 아이들은 지치고 고된 삶을 자신들만의 노동요로 거칠지만 조금씩 행복과 희망에 한 발자국 걸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행복은 동화 '파랑새'처럼, 혹은 '들꽃'의 남산타워처럼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여러분도 빨리 행복의 파랑새를 찾으셨으면 좋겠네요.


그래도 말이죠, 집 나가면 고생입니다.

그것이 가출이건 독립이건 간에 말이죠.

부모님을 떠나 독립한지 10년도 넘었음에도 여전히 어렵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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