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꽃
칡꽃
사는 일이
반듯한 길만 있는 게 아니다.
햇살을 보려다
그늘에 갇히고
꿈을 따라가다
돌부리에 채인다.
기댈 곳도
물러설 곳도 없이
비켜갈 수 없는 삶이라면
기어오르는 수밖에.
바람에 밀리고
비에 젖고
제 그림자에 걸려 넘어져
생은 더 간절해진다.
누구의 삶이든
붙들고 싶은 등뼈 하나는 있으리니
얽히고설켜도 좋다
세상 어디에도
잡을 손 하나 없어도
수런거리는 잎사이로
달콤한 향기를 감아
꽃 하나, 꺼내든다.
앞 밭 위
키 큰 밤나무를 감아 오른 칡넝쿨
알 수 없는 달콤한 향기에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넓은 잎사귀 사이에서
홍자색 꽃을 만났다.
‘배가 등에 붙었다.’고 말하던
배고픈 민초의 삶
언 땅을 파고
칡뿌리를 캐던 시절이 있었다.
밥보다 먼저
칡뿌리로 허기를 달래며
이 땅을 살아낸
가난의 숨 줄
피 맺힌 땅이
내어준 생명의 단물이었다.
누구를 향한 절규였을까
그 간절한 이야기들을
잊히고 싶지 않아
생이 이렇게 뒤엉켰을까
하늘은
눈이 시리게 맑았고
굽이굽이 안간힘으로 기어오르며
죽음보다 간절한
한 끼의 기억이
하늘 끝까지
꽃으로 번진다.
칡꽃의 꽃말
사랑의 한숨, 순결, 신중, 청결, 한없는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