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지 꽃
정구지 꽃
정구지 꽃을 오래 보면
외할머니 얼굴이 보인다.
정 많아
눈물샘 마를 날 없던
외할머니.
버선발로 뛰어나와
안아주던 품에서
마늘 같은 정구지 냄새가 났다.
작은 우주가 떨어뜨린 별 하나
은하수 강물로 흘러 흘러
땅에서 피어난 하얀 별.
외할머니 닮은
눈물 색
두려워하지 마라.
네 마음에도
곧
별이 뜰 거야.
장독대 앞에 정구지꽃이 피었다.
부추를 경상도와 충청도에서 '정구지'라 부른다.
어릴 적 나도 정구지는 알았지만 부추란 말은 알지 못했다.
‘정을 오래지닌다.’는 뜻의 정구지(精久持)라는 말이
정 많은 외할머니처럼 정겹다.
정구지의 꽃말인 ‘무한한 슬픔, 별의 소원’인 것처럼
외할머니도 6.25 때 맏아들을 잃고 평생 속앓이 병으로 고생하셨다.
인민군이 후퇴하면서 외할아버지와 큰외삼촌을 끌고 갔는데,
외할아버지는 어찌어찌 도망쳐 오셨지만 외삼촌은 생사는 알 수 없게 되었다.
차라리 죽었다면 가슴에 묻을 텐데
생사를 모르니 더 애절한 어미마음은 별의 소원이 되었다.
민간에서 정구지 꽃을 '땅에 핀 별'이라 불렀다.
잘리고 잘려도
다시 땅을 밀어 올리는 생명
그 끝에 맺힌 흰 별 하나.
외할머니가 매일 정화수 떠서 장독 위에 올리고 빌며
흘리던 눈물 닮은 빛.
슬픔이 별이 되었다.
꽃말
무한한 슬픔, 별의 소원
부추의 다른 이름
세옆협초(細葉狹草)로 구채(韭菜), 구자(韭子), 난총(蘭葱), 솔,
불로초(不老草) -, 부추는 진시황(秦始皇)이 몰래 먹었다는 불로초라는 설. 세상에 알려지면 씨가 마를까 봐 ‘노(老)’ 자를 빼고 ‘불초(不草)’로 부르다가 부추(不草)가 되었다”는 전승
정기(精氣)와 관련된 이름
- 정구지(精久持) : 정력을 오래 지속시킨다
- 기양초(起陽草) : 양기(陽氣)를 일으킨다.
- 월담초(越墻草) 오줌발이 담(墻)을 넘는다.
- 파옥초(破屋草) - 집을 헐고 그 자리에 부추를 심는다.
- 파벽초(破壁草) - 오줌이 벽을 뚫는다.
부추 효능
『본초강목』: “온신고정(溫腎固精), 보간양(補肝陽)” →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정기를 보강, 간의 양기를 보한다.
『동의보감』: “간장과 위장을 보하고, 풍한(風寒)을 몰아낸다.”
부추 - 파옥초(破屋草) 전설
옛날 깊은 산골 마을에 한 노승(老僧)이 길을 가다가 기이한 죽음의 기운이 하늘로 치솟는 것을 보았다. 발길을 따라가니 허름한 초가집에서 그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노승이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을 하는데, 집안의 안주인이 나와 시주를 하는데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무슨 걱정이 그리 크시오?”
노승이 묻자 부인은 남편의 오랜 병환 때문이라 말해,
노승이 가만히 살펴보니, 안주인의 음기가 지나치게 강하여 남편의 양기를 빨아들이는 바람에 병이 생긴 것이었다.
노승은 담벼락 밑에 무성히 자라던 풀 한 포기를 뜯어 보여주며
“이 풀을 길러 반찬을 만들어 남편에게 먹이면, 병이 씻은 듯 나을 것이오.”라 했고
부인은 그 말대로 지극정성으로 음식을 해 남편에게 먹였더니, 신기하게도 남편은 차츰 기운을 되찾아 마침내 완쾌되었고, 더 나아가 예전보다 정력이 넘치게 되었다.
밤이면 남편은 새로 솟은 힘을 감당치 못했고, 부인은 이 풀의 영험을 믿게 되니 마당 가득, 기둥 밑까지 파헤쳐 심었다.
그러다 결국, 집 기둥이 뽑히듯 솟구쳐 집은 무너지고 말았다.
사람들은 그때부터 이 풀을 ‘집을 부수며 심은 풀’이라는 의미로 파옥초(破屋草)라 불렀다.
이것이 바로 부추인데 옛말에,
“부부 사이좋으면 집 허물고 부추 심는다.”
는 속담이 생겨났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