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나
칸나
그날 밤,
우리는 가장 뜨거운 순간에 헤어졌다.
네가 떠난 뒤,
나는 칸나를 닮아간다.
혀는 말을 배반하고
영혼의 속살까지
뜨거운 거짓 고백을 흘린다.
사랑한다는 말도
미안하다는 말도
모두 너처럼 뜨겁고 가벼웠다.
변심할 약속만 남긴 채,
날카로운 사랑의 비수를 꽂은
너와는 이제 끝이다.
나는 너를 지우지 못한다.
입술은 진실을 삼키고
구석구석 붉은 통증으로 피어나는
너의 이름.
뜨거운 몸의 기억이
꺼지기도 전에
사랑의 심장에 칼을 꽂았다.
이 사랑이 시들 때까지,
그때까지
나는 너를 불태울 것이다.
배반의 약속들이
날카롭게 나를 찔러대고,
그 상처로 너를 지운다.
처절한 사랑의 잔해 위로
비수가 꽃처럼 박혀 있다.
사랑의 무덤에 비수를 꽂은 너,
너의 그림자까지 잊겠다.
나는 드디어 너를 놓는다.
미워하는 것도 사랑이라면
이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꽃말
붉은 칸나 : 불타는 정열, 영원한 사랑, 당당함
일반적인 꽃말: 견실한 최후, 행복한 종말, 존경, 정열, 쾌활, 사랑과 우정, 희망.
다른 이름
- 홍초(紅蕉)
- 미인초(美人草)
- 꽃칸나
- 인디언 샷(Indian Shot) - 세포이 항쟁 당시 인도인 병사들이 탄약 대신 칸나의 단단한 씨앗을 사용했다는 데서 유래.
칸나꽃에 대하여
칸나의 학명은 Canna generalis 또는 Canna indica이며, 영어 이름은 Canna lily이다.
우리나라에 전래한 시기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 없으나, 근대 이후 관상용으로 도입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미와 아프리카, 남부아시아가 원산지인 여러해살이풀로 유럽에는 1860년대에 도입되었고, 이후 원예종으로 개량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따뜻하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라며, 물 빠짐이 좋은 토양을 선호하며, 추위에 약해 기온이 5°C 이하로 떨어지면 생육이 멈춘다.
늦은 봄이나 초여름부터 첫서리가 내릴 때까지 오랫동안 붉은색, 노란색, 오렌지색, 흰색 등 화려한 색상의 꽃을 피운다.
파초와 비슷한 크고 넓은 잎을 가졌으며, 품종에 따라 잎이 녹색이거나 구릿빛을 띠기도 한다. 높이는 80~150cm까지 자라며, 벌과 나비 같은 수분 매개체를 유인하여 생태계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칸나의 생육적온이 25~28도로 우리나라에서는 첫서리를 맞아 지상부가 시들면 구군을 수확하여, 3~4일간 그늘에서 말려서, 저장해 두었다가 이듬해 봄에 심는다.
효능
몸의 열을 내리고 소변 배출을 돕는 것이 대표적이며, 지혈 작용도 있어 칼이나 금속에 상처가 났을 때 사용되기도 합니다. 또한, 각혈, 자궁출혈, 생리불순, 질염, 방광염, 간염, 종기 등 다양한 증상 완화에 민간에서 사용된다.
칸나의 효능은 주로 민간요법에 기반한 것이며, 정확한 의학적 효과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일부 독성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전설
부처님은 자비와 사랑을 전하며 만족의 미덕을 가르쳤다.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러 모여들었다.
이를 시기한 악마 데와더르라는 질투와 분노에 사로잡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며 권력이야, 돈이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은 거짓말이야’라고 소리쳤다.
데와더르라는 부처님을 해치기로 결심했다.
그는 부처님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거대한 바위를 굴렸다.
그러나 바위는 부처님 앞에서 부서져 작은 돌멩이가 되었다.
부서진 파편이 부처님의 맨발을 스쳐 상처를 냈다.
그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가 땅에 스며들었다.
피가 스며든 자리에서 붉은 꽃이 피어났다.
그 틈으로 데와더르라는 빨려 들어가 영원히 사라졌다.
그 피에서 태어난 꽃이 바로 칸나이다.
칸나는 부처님의 자비와 희생을 상징하는 붉은 꽃이다.
그래서 불교 사원마다 칸나가 부처님 전에 바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