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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일일초

by 보리

일일초



나의 삶이

단 하루가 남았다면,

무엇을 하고 싶을까?



눈 뜨자마자

아침빛의 기적에 감사하며

기도하리라.



나직이 음악을 틀고

해님과 꽃들에게 인사하고,

사랑하는 반려견을 꼬옥 안아주리라.



맑은 차 한 잔 끓여,

앞에 놓고

그리운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

가장 좋아했던 시 한 편을 읽으리라.



모든 날이 고마웠다.

속삭이며

마지막 노을을 배웅하고

별님과 눈 맞추리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없이 미소 지으리라.



그 순간이,

세상에 남기는

가장 조용한 사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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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단 하루만 남았다면

허락된 모든 날에 감사하며

조용히 기도하리라.


미워했던 날도

사랑했던 날도

모두 놓아 보내고,

고마웠던 이름들을

한 명씩 불러보리라.


한 잔의 차를 나에게 대접하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좋아했던 시 한 편을 읽고,

그리운 친구에게 짧은 편지를 쓰리라.


아직 천천히 걸을 힘이 남아 있다면,

사랑하는 반려견과 고양이들과 함께

정원을 한 바퀴 걸어보리라.


마지막 노을을 눈으로 마중하며

별님과 눈 맞추고

‘모든 날이 고마웠다.’

속삭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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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


즐거운 추억

당신을 사랑합니다.

우정



이름

일일초는 꽃이 매일 새로 피고 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이름


매일초 (每日草): 매일 새로운 꽃이 핀다는 뜻에서 유래.

장춘화 (長春花).

빈카(Vinca): 영미권에서 불리는 이름.

마다가스카르 페리윙클(Madagascar Periwinkle): 원산지 때문에 붙은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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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초에 대하여


일일초의 학명은 Catharanthus roseus이며, 마다가스카르 페리윙클(Madagascar periwinkle)이라고도 한다. 협죽도(夾竹桃)과에 속하는데, 줄기는 좁은 대나무와 같고, 꽃은 복숭아꽃을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우리나라에 정확히 언제 도입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이 없고으로, 여름부터 가을까지(6~9월) 꽃 피운다.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를 좋아하며, 내한성(추위에 견디는 성질)과 내습성(습기에 견디는 성질)이 약해 추운 곳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지만 열대 지방에서는 연중 꽃을 피우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식물 전체에 독성이 있는 유독성 식물이라 잎, 꽃, 씨앗, 줄기, 뿌리 등 어느 부위라도 섭취하면 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며, 치명적일 수도 있으므로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실수로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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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초의 독성


일일초의 독성은 여러 종류의 알칼로이드(alkaloid) 성분 때문이며, 이 중에는 항암제로도 사용되는 '빈블라스틴(vinblastine)'과 '빈크리스틴(vincristine)'이 포함되어 있다.


빈블라스틴: 주로 백혈구 감소증을 유발

빈크리스틴: 주로 신경계통에 독성을 일으키며, 감각 이상, 근육 약화, 복통 등의 증상을 유발



독성 증상


구토, 설사

급격한 백혈구 수 감소

저혈압

경련, 발작, 떨림

우울증, 혼수상태




전설


태국의 어느 공주가 신분이 낮은 지방 관리를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인도의 신분제도와 두 가문의 사이가 좋지 않아 이들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관리의 무덤을, 공주가 미처 다하지 못한 사랑이 꽃이 되어 덮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꽃이 바로 일일초가 되었으며,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꽃말의 유래가 되었다 한다.


이 전설은 현대에 와서 꽃의 꽃말에 맞추어 새로 만들어진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20240909_071621.jpg - 반려견과 마당고양이들 때문에 올해는 일일초를 심지 않아 작년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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