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별꽃아재비
털별꽃아재비
거친 바다를 건너온
구레나룻 시커먼
험하고 힘센 아저씨를 떠올렸다.
만나고 보니
모든 허세를 내려놓은
쌀 한 톨보다 작은 얼굴.
기대가 무너지니
해맑은 별 하나 빛난다.
털도 있고,
별도 있고,
아재비 같은 구석도 보인다.
시골 장터에서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고
흙, 바람, 땀 냄새 풍기며
순하게 웃는 미소.
아저씨 같기도 하고,
이웃집 형님 같기도 한
이름부터 사람 같은 너.
낯선 친숙함으로
삶이 건네는 편안한 위로.
왜 하필, 별이 털을 달았냐고,
모든 기대를 내려놓고
다시 보니,
쌀 한 톨보다 더 작은 얼굴에
보풀 같은 털이 달려
하늘을 보는 사람의 얼굴이다.
오해와 편견의 무게,
모든 시름을
작은 줄기 위에 짊어지고 서 있다.
보잘것없다는 이유로
아름다움을 미루지 않는 것,
한 줌의 흙을 움켜쥔 채
작은 입술로 가을의 숨결을 품었다.
그저 하루의 빛에
머리 숙여 인사할 수 있다면
어두운 새벽에도 희미하게 빛나는
은밀한 위로.
꽃말
순박, 순박함.
이름
별꽃처럼 꽃이 작고 희며, 털이 많아서 털별꽃아재비라고 부른다.
유사종인 별꽃아재비(G. parviflora)는 상대적으로 털이 적으며, 혀꽃이 작고, 잎 가장자리의 톱니가 얕다.
다른 이름
큰 별꽃아재비
털쓰레기꽃
쓰레기풀
털별꽃아재비에 대하여
털별꽃아재비(Galinsoga quadriradiata)는 남아메리카 원산의 국화과 한해살이풀로 밭이나 과수원, 그 주변, 길가, 마당, 공원, 운동장, 빈터 등에서 흔하게 자라는데, '쓰레기풀'이라고 불릴 정도로 생명력이 강해 빠르게 번식한다.
털별꽃아재비는 위해성 논란이 있는 식물이며, 상황에 따라 유해식물로 간주하기도 한다.
원래 우리나라에 살던 식물이 아니라 열대 아메리카가 원산지인 1900년대 초부터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귀화식물이다.
18세기 스페인의 식물학자인 마리아노 갈린소가의 이름에서 유래한 학명 Galinsoga를 가지고 있으며, 영어로는 '털북숭이 병사'라는 뜻의 'Shaggy Soldier'라고 불리기도 한다.
효능
어린순은 데쳐 나물로 하거나 된장국을 끓여 먹는다. 전초는 소염(消炎), 지혈(止血)하고, 꽃은 간의 화기를 가라앉혀 눈을 밝게 하는 효능이 있다.
인후염, 급성황달성간염, 편도선염, 야맹증, 안질 등에 쓴다. 전초는 맛이 담백하고 성질은 평하며, 꽃은 약간 쓰고 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