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이대나물
끈끈이대나물
청춘의 사랑은
입김만으로도 눈부시고
스치기만 해도 심장이 뛰어
물오른 핑크빛 얼굴로
햇살을 꾹꾹 눌러 담아
헤픈 미소를 건넨다.
사랑은 그렇게,
빛나는 것만 보여주며
말갛고 뜨겁고
어디에 발을 디뎠는지도
모를 만큼 흔들린다.
가까이 갈수록
헤어나기 힘든
바람이 잠시 머물다 간 후에도
핑크빛 꽃잎은
바람이 남긴 귓속말을
붙잡고 있다.
잡을수록
끈끈한 미련이 남아
손끝보다
마음 먼저 미끄러져
놓치거나,
피거나, 꺾인다.
빛나는 함정에 빠져
젊은 줄기 하나에도
뜨거운 여름이 들끓고
불완전했기에
더 깊숙이 빠져드는
청춘의 사랑은
늘 아름답고
늘 아프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대나물 끈끈이 꽃이 피었다.
선명한 핑크 꽃잎은 이미 지고난 꽃잔디가 땅을 뚫고 무더기로 튀어 오른 듯했다.
텃밭가에 심었다가 엄청난 번식력에 놀라 집 앞 공터에 옮겼더니 마을 여기저기 무더기로 피어나기 시작한 끈끈이대나물
겨울 추위에도 죽지 않고 웅크리고 있기도 하고, 여기저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도 피어나고, 잔디를 뚫고 올라오기도 했다.
선명한 꽃색에 비해 꽃으로도 불리지 못한 채 어린순은 나물로도 먹고 뿌리는 약효도 많다.
멀리 유럽에서 귀화한 이 생명체는
끈적이는 줄기에서 점액을 분비해 벌레를 유인해 삼키고, 씨앗은 집요하게 흩어져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무섭게 번져나간다.
꽃말인 ‘청춘의 사랑’, ‘젊은 사랑’, 그리고 ‘함정’—
그 셋이 어쩌면 같은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춘의 사랑은 종종 눈부시지만,
어디에 발을 디뎠는지도 모른 채 빠져들고
잡으려 할수록 더 미끄러지고,
놓치면 오래도록 끈끈한 미련이 남는다.
너무 멀리 와버려, 다시 돌아갈 수 없기에 더 찬란하게 꽃 피운 생명.
그래서 한철의 피어남이 너무도 뜨겁고,
더 아픈 사랑의 기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