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물 꽃
돌나물 꽃
여린 속살을 덮은
어둠 속에
네가 서 있었다.
잃어버린 첫사랑에
물기 어린 마음을 눌러
마른땅을 기어간다.
돌처럼 굳어버린 마음이
돌이 되었다가
가난한 밥상 위
소박한 반찬이 되었다가
저승길을 여는
길이 되었다.
네가 만든 그 길 위에
수줍게 빛나는
노란 별이 떴다.
햇살 아래
가장 낮은 곳에서
빛나는 별로 돋아나
세상을 어루만지는
봄이 되었다.
돌나물이 보글보글 모여 땅을 덮고 있는 모습이 참 예뻤다.
몇 뿌리 꽃잔디 옆에 두었다가 다음 해부터 뽑아내기 바빴다.
돌을 좋아해
돌을 껴안고 살아나고, 마르고 척박한 흙에서도 끊임없이
세를 넓혀갔다
꽃말 ‘근면’이 우연이 아니었다.
뽑다가 놓친 생명이 별처럼 노란 별꽃을 올리면 또 자꾸 손길이 머뭇거린다.
대문 바로 아래 돌나물이 시멘트를 뚫고 나왔다.
차마 뽑지 못하고 두었더니 올해는 무더기로 살아나 꽃대를 올렸다.
노랗고 빛나는 마음이 별이 되었다.
나는 한 번이라도 저렇게 처절하게 살아본 적이 있었던가?
저승사자가 물었다.
"석상채(돌나물) 몇 잎이나 먹고 왔느냐?"
'세 잎 이상 먹었다.'라고 말해야 극락이 열린다는 전설처럼
돌나물은 저승길을 여는 길이다.
여기저기 돌나물이 지천이다.
살짝만 눌러도 톡 터져버리는 여린 속살을 가진 돌나물이 가진 생명력에 경외심마저 든다.
뿌리로 돌을 껴안고 잎으로 해를 품은 노란 별 꽃을 보면
어떤 찬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생명의 함성소리를 듣는다.
평생 가슴에서 지우지 못한 첫사랑처럼 너무 뜨거워서 더 차갑다.
흔들 수 없는 사랑이 너를 살리나보다.
나도 너처럼 뜨겁게 살아있고 싶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