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현충원에서

by 보리

현충원에서


- 2025년 70회 현충일에


당신의 이름이

돌 속에 눕자

허락받지 못한 기도처럼

바람이 지나간다.



눈부시게 시린 하늘을 이고

강물 같은 눈물을 덮고

한 사람의 봄날이 누워있다.


당신이 떠나고

수많은 계절이 흘렀지만

그때 멈춘 시간은

돌아올 수 없는 기다림이 되었다.



여전히

바람이 불고

낙엽이 지고

다시 꽃이 피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피보다 진한

붉은 장미가 피어난

6월 아침,

햇살이 너무 맑아

울 수 없다.


당신은

나라의 기슭이 되었고

나는

눈물로 흐르는 강가에 서서

망부석이 되었다.


비석 위에

조용히 엎드린 햇살을 만지며

당신을 부르면

바람이 먼저 돌아본다.







현충원에 가면 무수히 많은 비석들 사이로

누군가의 눈물을 지나온 바람이 지나간다.


누군가의 이름,

누군가의 눈물,

누군가의 심장이

돌 아래에서 식어가고

그때 흘린 피보다 진한 눈물이

멈추어진 그 시간부터 강물이 되어 함께 흐른다.

사람들은 피 흘리는 전쟁,

목숨 건 독립운동으로

무심히 그 죽음을 기억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호국영령들이

화마 속에서 생명을 살리다가

잔혹한 범죄에 맞서다가

나라를 위해 훈련하고 근무하다가

별이 되어 그곳에 누워있다.

가족이 그곳에 누워있다.


‘근무 중 순직’


가족의 죽음을 뉴스로 보는 일

그 충격과 슬픔은 이십 년이 지난 지금도 조금도 흐려지지 않는다.


오늘 아침도

그날 아침도

창밖에선 새가 울었고

바람이 불었지만

그때 그 슬픔 위에서 시간이 멈추었다.

누구는 조국을 위한 값진 죽음이라 하고

누구는 영광이라 하지만

가족에겐 그저 심장 찢기는 슬픔일 뿐이다.

초록이 뚝뚝 떨어지는 유월

핏빛으로 장미가 피었다.


당신의 목숨 위에 핀

평화로운 바람과

자유의 꽃들

당신이 쓰러져 만든 이 그늘,


하지만

당신의 유월은 결코 다시 오지 않았다.

장미가 시들어가고

매일

그 꽃잎 하나씩 떼어

심장에 붙여본다.

손에 든 커피 한잔

무심히 돌아 나오는 어두운 골목이

비석에 새겨진 이들의 목숨값이라는 것을

결코 잊지 않겠다.





2025년 현충일은 제70회입니다.


1956년부터 지정되어 처음으로 치러졌으며, 해마다 6월 6일에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기 위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6월 6일(금)에 전국에서 1분간 묵념 사이렌이 울리고, 추념식이 열립니다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겠습니다."

또는,

"순국선열 및 호국 영령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자 묵념을 하겠습니다."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음악


(31649) [국민의례]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KBS교향악단) - YouTube






순국선열(殉國先烈)과 호국영령(護國英靈)의 뜻


순국선열(殉國先烈):


� 일제강점기 등 국권 회복과 독립을 위해 싸우다 목숨을 바친 분들

예) 안중근, 윤봉길, 유관순 등 독립운동가


호국영령(護國英靈):


�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전쟁 등에서 싸우다 전사하거나 순직한 분들

예) 6·25 전쟁, 베트남전, 연평해전, 천안함 사건 등에서 희생된 군인과 경찰 등



70회 현충일, 대통령 현충일 추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일흔 번째 현충일을 맞아 거룩한 희생으로 대한민국을 지켜내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명복을 빌며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국민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모든 국가유공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소중한 가족을 잃으신 유가족분들께는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별히 오늘 이 자리에는 해군 해상 초계기 순직자이신 박진우 중령과 이태훈 소령, 윤동규 상사와 강신원 상사의 유가족 분들과 화마에 맞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다 순직하신 임성철 소방장의 유가족 분들이 함께 하고 계십니다.


이 자리를 빌려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합니다. 우리 국민께서는 고인들의 헌신을 뚜렷이 기억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가 해마다 이 현충일을 기리는 이유는 기억하고, 기록하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국민과 국가가 위험에 처했을 때, 기꺼이 자신을 바치고 희생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이 있었고, 조국을 구하기 위해 전장으로 나선 군장병들과 젊은이들이 있었습니다.


독재의 억압에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수많은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 고귀한 헌신 덕분에 우리는 빛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숭고한 희생 덕분에 우리나라는 전쟁의 상흔을 딛고 세계 10위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 빛나는 용기 덕분에 오랜 독재의 질곡에서 벗어나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주의 모범 국가로 우뚝 섰습니다.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분들이 아니었으면 결코 이루지 못했을 눈부신 성취입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풍요와 번영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해마다 이렇게 모여 기억하고, 기록하고,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보훈은 희생과 헌신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이자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책임과 의무입니다.


모두를 위한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주어져야 합니다.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은 이제 영원히 사라져야 합니다.


국가와 공동체를 위한 희생이 합당한 보상으로 돌아오는 나라, 모두를 위한 헌신이 그 어떤 것보다 영예로운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입니다.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이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품격을 더하도록 예우는 더 높게, 지원은 더 두텁게 할 것입니다.


국가를 위한 희생에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지게 할 것입니다.


참전유공자의 남겨진 배우자가 생활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국가유공자의 건강한 삶을 위해 집 근처에서 제때 편리하게 의료혜택을 누리실 수 있도록 빈틈없는 보훈의료체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군 경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현실화하여 국가유공자와 제대군인의 헌신에 합당한 예우를 갖추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그 많은 분들의 노고 또한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밤을 지새우며 나라를 지키는 군 장병들과 재난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소방관들, 범죄 현장에서 발로 뛰는 경찰관의 헌신 덕분에 오늘도 우리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일상을 누리는 것입니다.


제복 입은 시민들이 아무런 걱정 없이 오직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복무 여건도 개선하겠습니다.


제복 입은 민주시민들이 국민을 지킬 동안, 대한민국이 군 장병과 경찰, 소방공무원들을 지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서 지켜온 나라가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오늘을 누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공동의 책무입니다.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로운 나라, 일상이 흔들리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그 거룩한 희생과 헌신에 대한 가장 책임 있는 응답일 것입니다.


든든한 평화 위에 민주주의와 번영이 꽃피는 나라, 자부심과 긍지가 넘치는 그런 대한민국으로 보답합시다.


언제나 국난 앞에서 ‘나’보다 ‘우리’가 먼저였던 대한국민의 저력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다시 한번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영전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모두를 위한 그 특별한 희생과 헌신을 가슴에 단단하게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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