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아욱꽃

by 보리

아욱꽃



꽃이 피었는지도

몰랐다.



햇살과 비를 엮어

푸르게 부푼

잎사귀 그늘 깊숙이

작디작은 꽃 하나

흐리게 웃고 있다.



스스로 큰 줄 알고

자랑하는 무성한 잎 아래

자식을 품느라

허리 굽은 어머니처럼



벌도 모르게 피었다.

바람에 젖어

한 번도 핀 적 없는 것처럼

스러진 꽃



허기진 식구들

국그릇 하나

더 내놓고 싶은 마음이

뜨거운 밥숟갈 위에서

꽃이 되었다.



아욱꽃2.jpg






벌마저 지나쳤을 작디작은 꽃.


밥 짓는 굴뚝 끝에서 피어오르는

마지막 연기처럼

빛바랜 연보랏빛


봄부터

햇살을 삼키고 비를 들여

배고픈 집 허기를 채우려

햇살을 넓게 퍼 담아

푸르게 부푼 잎사귀

그 그늘 아래


자식들 키우느라

꽃인 줄도 모르고 산

이 땅의 어머니들처럼

조용히 피었다 지는

여인의 일생을 닮은 꽃.


등을 말아 꽃이 된

그 여름날 어머니,


맹물 같은 하루를

된장에 풀어

아욱국을 끓이셨다.


꽃잎 대신

넓은 잎사귀 한 줌,

비에 젖고 볕에 타며

삶을 천천히 우려낸다.


몰랐다.


잎사귀의 그늘이 깊어

어머니의 꽃이

한없이 작아졌다는 걸.


꽃 없이 생긴 씨앗이 있을까?

바람이 와서 묻는다.


‘너는 누구냐’


아욱꽃4.jpg





아욱꽃의 꽃말


어머니의 사랑, 자애





아욱에 대한 속담


- 가을 아욱국은 사위만 준다.


-가을 아욱국은 문 닫아걸고 먹는다.


- 아욱국 끓이는 냄새가 나면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


- 아욱으로 국을 끓여 삼 년을 먹으면 외짝 문으로는 못 들어간다.





아욱의 효능


철분이 굉장히 풍부하며, 중국에선 '채소의 왕'이라고 불렸다.


민간에서는 “아욱국을 먹으면 성질이 순해진다”는 말이 있을 만큼, 아욱은 속을 다스리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식재료로 여겼다.


- 소화기 건강 개선

점액질(뮤신)이 풍부해 위장을 보호하고, 장을 부드럽게 하여 변비 완화에 도움


- 기관지 및 호흡기 보호

기침, 가래, 목의 염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어 전통적으로 감기나 기관지염에 사용


- 항산화 및 항염 효과

비타민 A, C,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와 염증 억제에 도움


- 뼈 건강 유지

칼슘과 마그네슘이 들어 있어 골다공증 예방과 성장기 어린이에게도 좋음


- 해열 및 해독 작용

열을 내리고 독소를 배출하는 효능이 있어 여름철 더위를 식히는 데 유용합


- 씨앗은 '동규자(冬葵子)'라고 하며 한방에서 이뇨제로 사용


- 작은 건새우가 아욱과 궁합이 좋음



아욱꽃6.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