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은란

훈풍[薰風] /

by 송은란

나는 돛이 될 테니

너는 바람으로 불어오라

무섭게 새 차 게 쉴 새 없이 퍼부어 오라


외로움이 모래처럼 쌓인 강가에

미련의 글귀가 타고 나린다

소녀의 가냘픈 피리소리와

한 줌도 되지 않는 달덩이를 벗 삼아

너, 내게 오라.


고작 사람 하나에 모든 것을 잃은 양 굴지 말라니..

그 이름을 함부로 입에 담지 말아라

그 하나에 모든 것을 걸게 한 것은 바로 너였다


그대 없으며 있는 곳에서

모든 것은 이유가 되고

방향이 되었다


방황으로 더듬어 가는 길 위라 할지라도

지는 해, 그 바람 모조리 잊었어도

아직 보지못한 풍광[風光]이 남아

나는 노를 저어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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