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돛이 될 테니
너는 바람으로 불어오라
무섭게 새 차 게 쉴 새 없이 퍼부어 오라
외로움이 모래처럼 쌓인 강가에
미련의 글귀가 타고 나린다
소녀의 가냘픈 피리소리와
한 줌도 되지 않는 달덩이를 벗 삼아
너, 내게 오라.
고작 사람 하나에 모든 것을 잃은 양 굴지 말라니..
그 이름을 함부로 입에 담지 말아라
그 하나에 모든 것을 걸게 한 것은 바로 너였다
그대 없으며 있는 곳에서
모든 것은 이유가 되고
방향이 되었다
방황으로 더듬어 가는 길 위라 할지라도
지는 해, 그 바람 모조리 잊었어도
아직 보지못한 풍광[風光]이 남아
나는 노를 저어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