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면
언제나처럼
천정이 너무 높아
그게 서러워
눈물 흘리지만
난 오늘도
분필 하나를 손에 꼭 쥐고
선을 긋는다
행복,
신기루같은 그것을 향해
작은 키의 아이는
발을 들었고.
낑낑
분필을 그었지
손목에 하나,
아끼던 사람들 얼굴에 하나
자신의 얼굴에도 하나.
오래돼 번져버린 그것은
푸른 멍처럼
몸 곳곳에 피어나고
신기루는 다가갈수록
흩어지고 옅어져
전부 쓸데 없는 일일성 싶어
눈물이 흐르네
가는 계절은 말이 없으나
다른 것 꿈꾸지 않는 나는
오늘도 분필 하나를 손에 꼭 쥐고
선을 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