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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은란 Jul 19. 2018

칠흑(A Long Night) /

아름답긴 하지만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그러고 보니 아름답다는 것도 본디 거짓 같은,

모든 것을 가리어줄 것 같은 너의 내음새

이 방 안에는 넉넉히 가득하고

곧 풀어질 것 같은 너의 손을 더욱 잡아끄는 것은

황홀일까, 후회일까, 괜한 짓. 어떤 것이든

아낌없이 하고 말테야.

이 밤이 아직 있는 동안에는,

너는 나를 사랑해야 하고

나는 너를 증오해야만 하니까.


어떤 말이든 사랑으로 들을 거고

아무것도 맡겨두지 않은 척 달콤만 하자

처음 우리가 어떤 말들을 나누었든 간에

지금처럼 꼬옥 안고만 있자.

아무 말 없이 오래..

언젠가 너는 또 이리 올래


당신이 이리 같은 남자라도 좋아.

그 무리 중에 가장 비열하고, 저열한 짓을 서슴지 않는데도 좋아

아무것도 없이 칠흑 같은 밤이

밤새 밝혀놓은 등불이

우릴 다 순수하게만 포장해주잖아, 어리석고 순진 해 빠져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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