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은란

어느 늙은 날 /

by 송은란

비 오는 날이면 문득 생각나

회색빛으로 흐려진 하늘 아래

외로운 섬처럼 어딘가 내가 둥둥 떠 있었을 때

멋들어지지 않아도 화려하지 않아도

다리를 다친 내가 오며 가며

혹시 넘어지진 않는지 잘 따라오고 있는지

가만히 가만히 제 길 볼 겨를도 없이

따뜻한 걱정 어린 눈길을 보내던 당신이.

자꾸만 자꾸만 돌아보던 그 사랑이.


언젠가 시간 많이 지나고 나면

당신 사라지고 모두 내 꿈인 듯

그렇게 나만 남게 될까

꼭 비 오는 하늘 같을까


그러나 그대여,

그래도 나의 마음에서만큼은

어데 가지 말고 그냥 남아있어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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