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너를 볼 일도
아무렇게나 실례한
너의 흔적을 밟을 일도
밥 먹을 때 괜히 옆에 와서
짖거나 낑낑대는 너도
가만히 내 옆에 앉아있다가
갑자기 벌떡일어나 뛰어나가고
귀아프게 짖는 너도 없건만
나는 괜히 너의 실례를 밟을까
바닥을 신경쓰며 걷고
아무데나 바라보다
너 같은 것을 목격하고 괜히 놀라고
밥 먹다 너무 조용한 것이 싫어
숟가락을 놓고..
시끄럽고 제멋대로에 성격도 드럽고
말이라고는 안듣는 너가
그래도 있는게 나았다.
방 안에 홀로 앉아 천정을 바라보면
그 난리 통에도 웃고 웃었던
너와 내가 더 그리워져서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잠드는 것처럼 눈을 감는다
이럴줄 알았으면
좀 더 오래 같이 있어줄걸 그랬다
짜증나고 귀찮아도 그게 나았다
사실 그럴 니가 있어 좋았다
그러나 이제,
니가 앉아있던 곳
니가 바라보던 허공
니가 있을자리에 너는 없고
덩그라니 나만 남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