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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은란 Oct 27. 2016

망치 /

더는 너를 볼 일도

아무렇게나 실례한

너의 흔적을 밟을 일도

밥 먹을 때 괜히 옆에 와서

짖거나 낑낑대는 너도

가만히 내 옆에 앉아있다가

갑자기 벌떡일어나 뛰어나가고

귀아프게 짖는 너도 없건만


나는 괜히 너의 실례를 밟을까

바닥을 신경쓰며 걷고

아무데나 바라보다

너 같은 것을 목격하고 괜히 놀라고

밥 먹다 너무 조용한 것이 싫어

숟가락을 놓고..


시끄럽고 제멋대로에 성격도 드럽고

말이라고는 안듣는 너가

그래도 있는게 나았다.


방 안에 홀로 앉아 천정을 바라보면

그 난리 통에도 웃고 웃었던

너와 내가 더 그리워져서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잠드는 것처럼 눈을 감는다


이럴줄 알았으면

좀 더 오래 같이 있어줄걸 그랬다

짜증나고 귀찮아도 그게 나았다

사실 그럴 니가 있어 좋았다


그러나 이제,

니가 앉아있던 곳

니가 바라보던 허공

니가 있을자리에 너는 없고

덩그라니 나만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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