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게 시작된 모순이
점점 여러 가지 말을 만들어낸다
그는 바닥에 놓여진 구슬을 만지작거리며
들었다 내려놓길 반복하고
괴로움에 몸 둘 바를 모른다
이는 짙게 드리워진 그림자처럼
창살 같은 것을 지나
그에게로 아낌없이 파고든다
차디찬 바닥의 그는
이불처럼 그것을 소중히 여겼다가
아침이면 소스라치게 놀라
휑한 공간과 거울을 번갈아보며
참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다
이제 햇빛이 비친다
고독은 달아나 듯 구석으로 숨는다
고개를 숙인 그의 두 눈 위로
따땃한 눈물이 흘러내린다
깊은 탄식의 바람,
일렁이는 누군가의 아른거림.
그는 죄수처럼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