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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은란 Nov 25. 2016

독방 /

사소하게 시작된 모순이

점점 여러 가지 말을 만들어낸다

그는 바닥에 놓여진 구슬을 만지작거리며

들었다 내려놓길 반복하고

괴로움에 몸 둘 바를 모른다


이는 게 드리워진 그림자처럼

창살 같은 것을 지나

그에게로 아낌없이 파고든다


차디찬 바닥의 그는

이불처럼 그것을 소중히 여겼다가

아침이면 소스라치게 놀라

휑한 공간과 거울을 번갈아보며

참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다


이제 햇빛이 비친다

고독은 달아나 듯 구석으로 숨는다

고개를 숙인 그의 두 눈 위로

따땃한 눈물이 흘러내린다


깊은 탄식의 바람,

일렁이는 누군가의 아른거림.


그는 죄수처럼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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