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은란 Jan 03. 2017

장미는 그림자를 잃고 /

나는 너무 추웠다

발이 시리고

몸 가눌 곳이 간절했다


그러나


아직 마음만은 얼어버리지 못하여

처음 보는 이의 손을 쉬이 잡았다


한낱 가벼운 입맞춤으로도

내 전부를 주었고

그러고도 혼자 남겨지면

아직 준 것이 모자른 탓인가 하여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했다


세상은 왜 이리도 시린지

이 길을 걷고 또 걸으니

스스로를 동정하게되고

끝내 모든 것이 아프다


생이라는 후회를 쌓고 또 쌓고

슬픔이란 그림을 그리고 또 그리고나니

아직 오지 못한 봄이

운명처럼 멀고도 아득하다


기억이란 굴레같다

꽤 오랜 시간 춤추었으나

음악은 멎고 가슴은 답답하다


돌아다 하늘을 보니

달이 처량하게 떠 있다..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잊지 못하고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향을 주고 또 주고,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고

길어진 겨울에 취해

이제 장미는 그림자를 잃는다












작가의 이전글 봄을 잊기를..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