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추웠다
발이 시리고
몸 가눌 곳이 간절했다
그러나
아직 마음만은 얼어버리지 못하여
처음 보는 이의 손을 쉬이 잡았다
한낱 가벼운 입맞춤으로도
내 전부를 주었고
그러고도 혼자 남겨지면
아직 준 것이 모자른 탓인가 하여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했다
세상은 왜 이리도 시린지
이 길을 걷고 또 걸으니
스스로를 동정하게되고
끝내 모든 것이 아프다
생이라는 후회를 쌓고 또 쌓고
슬픔이란 그림을 그리고 또 그리고나니
아직 오지 못한 봄이
운명처럼 멀고도 아득하다
기억이란 굴레같다
꽤 오랜 시간 춤추었으나
음악은 멎고 가슴은 답답하다
돌아다 하늘을 보니
달이 처량하게 떠 있다..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잊지 못하고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향을 주고 또 주고,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고
길어진 겨울에 취해
이제 장미는 그림자를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