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6일, 수요일
오늘은 꼭 비자를 연장에 성공하리라 다짐하고 아침 길을 나셨다.
참, 나서기 전에 집에서 있었던 일 하나 쓰고,,,
오늘은 이 집의 non-vage하는 날이다. 기억이 나는 독자(?)도 있겠지만 수요일과 일요일이 이 집의 non-vage하는 날이다. 사실 아침 세수하면서 은근히 기대했다. 과연 뭐가 나올까? 사실 vagetable 별로 먹는데 별로다. 맛도 없고, 그러니 기대할 수밖에 없지. 9시 반쯤, 좀 지나서 드디어 아침이 나왔다.
와~ 이게 뭐야,, 난 소리쳤다 너무 신나서
“It’s HAMBURGER!!!” 그러자 아줌마가 말한다. “yes, it’s burger.” 난 아줌마 말을 무심코 흘려 들었지만, 나중에 먹으면서 새삼스럽게 그 뜻을 음미했다.
버거이긴 버거인데, 가운데, 햄처럼 보이던 것이 햄이 아니라, 삶은 감자를 갖은 양념과 함께 다진 것이다. 중요한 것? 맛없다.
오늘 non-vage인데 왜 그냥 버거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못 물어봤다. 그냥 속만 답답하게 고민만 하다가 집을 나섰다.
먼저 오클라사무실로 갔다. 비자연장을 위한 서류를 받기 위해서이다.
서류 받고, 다시 ministry of home affair로 갔다. 역시 오늘도 사람들이 많다.
오늘도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 상담을 할 수 있었는데, 어제 했던 이야기 똑같이 또 설명을 해야 했고, 뭔가 이제 되는 것 같았다. 뭐라고 지네들끼리 힌디어로 말을 하더니, 연장은 6월에 오면 해줄 테니, 오늘은 학생비자로 바꾸는 것만 하자고 한다. 그래서 또 안된다고 한참 싸웠는데, 그래도 안된단다. 뭐 이래, 요 몇일간의 고생이 보람이 없쟎아. 결국 6월에 다시 오면 반드시 해주겠다는 답을 듣고 기다렸는데, 여기서 바꾸는게 아니란다. 무슨 편지한장 주더니, FRRO로 가란다. 오잉, 도대체 FRRO는 또 뭐야, 밑에 경비아저씨에게 한참을 물어서 위치를 알아내고, 겨우겨우 찾아 갔다. 초행길에 결코 찾기 쉬운 곳은 아니다. 거기 가니깐 또 서류작성하고, 복사하고, 사진 붙이고, 기다리고, 일이 장난이 아니다. 결국에 비자는 학생비자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혹시나 해서 비자연장도 물어봤는데, 아니 이럴수가, 힌디샨스탄 LETTER만 가져오면 해준단다. 이렇게 쉽나? 그런데, 지금 그 LETTER가 없다. ministry of home affair에서 가져가 버렸기 때문이다.
도대체 ministry of home affair하고, FRRO하고의 관계는 무었인가? 구체적으로 뭐가 다른가? 궁금했지만 내게 답해줄 사람은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아예 첨부터 ministry of home affair에 안가고 FRRO에 갔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그리고 원래 오늘 거주자등록도 할려고 했는데, 거기 아저씨가 LETTER가져오면 한꺼번에 비자연장하고 거주자등록을 해주겠다고 하면서 거주자등록은 안해줬다.
참고로, 거주자등록이란 인도에 장기간 체류하는 즉, 학생비자나, 체류비자 등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발급하는 것으로 외국인의 차별이 없어진다. 예를 들어 관광지에 가 보면 입장료가 외국인과 내국인과 다른데, 외국인이라도 거주자등록증을 가지고 있으면 내국인입장료가 적용이 된다.
그건 그렇고, 다시 LETTER를 받기 위해 힌디샨스탄으로 발길을 옮겼다. 오늘 교통비 무진장 깨지고 있다. 아직까지 달리는 버스를 달리기를 하면서 뛰어들 용기는 없고, 택시는 엄청 비싸니 탈 엄두가 안나고, 천상, 오토릭샤를 타는데, 이것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잘 타야지 싸지, 그냥 달라는데로 다주면 택시보다도 비싸게 먹힌다. 웃기지? 그런데, 4번에 1번정도는 정말 리얼한 요금체계를 지킨다. 메타로 갈때하고, 메타로 안가더라도, 정말 솔직한 가격을 이야기 하는 릭샤왈라도 제법 있다. 그러니 더 헷갈리다. 항상 바가지면 항상 깍으면 되는데, 바가지아닌거랑 섞여 있으니 거리감각과 요금감각이 없이는 적당한 요금을 맞추기가 어렵다.
힌디 샨스탄에서 오늘 1년 수강을 등록하고, 돈내고 내일 마지막 LETTER를 다시 받기로 했다. 드디어 내일은 비자연장문제가 해결 되겠구나. 참으로 힘든 과정이다. 내일 비자문제 완전히 해결되면, 기념으로 옥상에 가서 밥먹고 와야 겠다.
지금 일기를 도저히 쓸 분위기가 아니다. 현재 이 집안에 난리가 났다.
마나브(하숙집 아들 이름)가 6,000루피 주고, 중고 스쿠터를 샀는데, 그것 때문에 난리가 났다. 문제는 밖에서 테스트를 할려고 아저씨하고 마나브하고 같이 나가서 시동을 거는데, 시동이 안 걸린다. 몇번을 다시 했지만 결국 시동도 못 걸고 들어와서 막 서로 화를 낸다. 마나브는 뭐라고 아줌마한테 막 떠들고, 아저씨는 마나브에게 뭐라고 소리친다. 아줌마는 어딘가에 전화를 걸어서 소리치고, 하여간에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말을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이거 원 답답해서.
하여간에 난리가 난 것은 틀림없다.
지금 막간을 이용해서 일기를 쓰고 있는데, 분위기가 안 좋아서 눈치를 보면서 쓰고 있다. 내일 일정이 아침부터 아주 바쁘기 때문에 오늘은 저녁먹기 전까지 일기를 마무리 해야 한다. 지금 시간 9시, 약 1시간 정도내로 끝내야 겠다.
힌디샨스탄에 오늘 등록을 했기 때문에 내일아침부터 강의에 참가한다. 11시부터이데, 내일 할일이 있어서 시간을 맞출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일 아침 8시에 노이다에 있는 LG SYS에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수업 때문에 시간 때문에 못갔는데, 더 늦기 전에 내일 가야 한다.
오늘 자기전에 힌디어 글자 읽기연습 좀 해야 겠다.
집안이 다시 조용해 졌다. 다시 웃는다. 정말 알다가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아까는 무진장 소리지르고 싸우더니, 지금은 무진장 사이가 좋아 보인다. 웃으면서.
우리나라 같으면, 이렇게 집안에서 한번 싸우면 최소 하루, 몇시간 심지어 몇일까지 가는게 보통인데, 웃긴다.
배고픈데, 아직 밥 안준다. 오늘 NON-VAGE인데 빨리 밥 먹어야 잠을 자지.
지금 10시15분이다. 조금만 기다리면 밥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