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의 허무함이란.
대학 동기와 공동 연구를 하고 있는 건이 하나 있다. 대학 동기와. 이 분은 대학 다닐때부터 늘 교수의 향기가 풍겼는데 이렇게 같이 연구를 해 보니 진정 학자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다. 내가 맡은 과업은 설문지 제작이다. 이마저도 꼼꼼하게 검토를 거친 것. 문서에 있는 것을 옮겨 구글 설문으로 만들면 될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한 과업을 3주 내내 미뤘다.
왜냐. 설문 문항이 80개가 넘는다.
딱 한 시간만 정신 차리고 책상 앞에 앉아서 하면 될 일이지만 도무지 그럴 여유가 나지 않는다.
핑계든 체력의 저하든 집중력의 저하든.
더 나은 설문 툴이 있는지 뒤진다. 혹은 확장 프로그램이 있는지 검색한다.
조금 쓸 만한 것이 보인다. 오 하고 클릭. 그런데 만들기 클릭하는 순간, 돈을 내란다.
이렇게 오늘도 흘려보낼 수 없다. 같이 연구를 하자고 손을 내밀어 준 동기 선배에게 민폐이다.
그런데 한 줄의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설문의 형식이 어느 정도 규칙성이 보인다.
역랑 - 하위역량 - 질문. 그리고 나는 질문이 마치고 새로운 역량 전 서술형 답안을 넣고 싶다.
각 역량 별로 섹션을 만들고 싶다. 문항 배율은 4점 척도로, 선형 배율로 하고 싶다.
규칙성이 보이는 순간, 되었다. 이렇게
챗지피티가 짜 넣은 코드를 구글 스프레드시트-확장-앱스스크립트에 붙여 넣는다.
이렇게.
자동으로 좌르륵 구글 설문지가 만들어진다.
와.
나 지난 3주 간 뭐한거지.
늘 느끼지만, 기술은 인간을 구원한다. 오늘 나에게도 그랬다.